‘노토바이’ 노수광(33)이 한화와 두 번째 이별을 했다.
한화는 지난 24일 11명의 선수들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투수 김재영, 박윤철, 류희운, 류원석, 송윤준, 내야수 이성곤, 외야수 노수광, 유상빈, 장운호 등 9명의 선수들과 함께 육성선수 신분인 투수 이준기, 신현수까지 총 11명에게 결별을 알렸다.
이 중에서 이성곤이 지난 19일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롯데 퓨처스 타격 보조코치로 새출발하는 가운데 나머지 방출 선수들은 아직 향후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다. 노수광도 최근까지 운동을 계속하는 등 현역 연장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고-건국대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노수광은 지난 2013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했다. 당시 막 개장했던 한화의 서산 퓨처스 전용훈련장에서 매일 밤 불이 꺼지기 전까지 훈련에 매진하는 열정을 보였다. 당시 한화 퓨처스 사령탑이었던 ‘악바리’ 이정훈 두산 퓨처스 감독도 선수들에게 “노수광만큼만 해라”고 말할 정도로 성실함과 근성을 인정받았다.
2014년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 데뷔의 꿈을 이룬 노수광은 그러나 2015년 5월 트레이드로 한화를 떠났다. 당시 7명의 선수가 포함된 4대3 트레이드 때 KIA로 간 노수광은 2016년 77경기 타율 3할9리(207타수 64안타) 4홈런 30타점 12도루로 활약하며 1군 선수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해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8회 2사 1,3루에서 양석환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KIA에서의 생활도 오래 가지 않았다. 2017년 4월 다시 4대4 대형 트레이드에 포함돼 SK 유니폼을 입은 노수광은 풀타임 주전 선수로 도약했다. 2017년 개인 첫 100안타(109개)를 돌파했고, 2018년에는 135경기 타율 3할1푼3리(515타수 161안타) 8홈런 53타점 25도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2019년에도 개인 최다 27도루를 성공했으나 타율 2할5푼(388타수 97안타)으로 타격 성적이 꺾인 노수광은 2020년 6월 투수 이태양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한화에 복귀했다. 당시 극심한 타선 침체로 돌파구가 필요했던 한화는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공격 첨병으로 노수광을 기대했다.
그러나 트레이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늑골 미세 골절로 한 달 넘게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2021년에는 주장을 맡았지만 개막을 앞두고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다. 4월말 1군에 합류했지만 타격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6월말 주장 자리를 스스로 반납했다. 2021년 52경기 타율 2할3푼1리(160타수 37안타) 3홈런 14타점 13도루에 그쳤다.
2022년에는 큰 부상이 없었지만 117경기 타율 2할2푼9리(315타수 72안타) 4홈런 30타점 17도루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선 곧추 세웠던 배트를 눕히고, 자세를 잔뜩 낮춘 타격폼으로 바꿔 변화를 꾀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에 볼넷 7개를 더해 5할대 출루율(.519)로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개막전 1번타자로 시작했지만 우타자 이원석과 플래툰으로 기용되면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30경기 타율 2할2푼1리(77타수 17안타) 4타점 2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볼넷 13개로 출루율 3할2푼6리를 기록했지만 타격이 기대만큼 되지 않으면서 5월15일 2군에 내려갔다.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선 39경기 타율 2할9푼8리(114타수 34안타) 15타점 22볼넷 출루율 4할3리를 기록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지만 노수광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성실함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빠른 발도 여전히 살아있다. 내년 시즌부터 KBO리그에도 피치 클락이 도입되는데 투수의 견제 횟수도 타석당 2회로 제한될 예정이라 발 빠른 선수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산 123도루를 기록 중인 노수광이라면 스페셜리스트라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다시 한화를 떠나게 된 노수광이 새로운 팀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