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최주환(35)이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키움은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KBO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을 지명했다.
최주환은 KBO리그 통산 1268경기 타율 2할7푼9리(4256타수 1048안타) 115홈런 594타점 OPS .786을 기록한 베테랑 타자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해 내야 유틸리티로 활약했고 2020년 12월 SSG(당시 SK)와 4년 총액 42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SSG 유니폼을 입은 최주환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에는 97경기 타율 2할1푼1리(298타수 63안타) 9홈런 41타점 OPS .651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 이하의 생산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올해는 어느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134경기 타율 2할3푼5리(426타수 100안타) 20홈런 63타점 OPS .742를 기록했다. 타율과 출루율(.310)은 조금 아쉬웠지만 개인 통산 두 번째로 20홈런을 넘기며 리그 홈런 6위, 팀내 홈런 2위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SSG는 최주환을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제외했다. 선수단 세대교체와 샐러리캡 관리를 위해서다. 키움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민없이 최주환을 지명했다. 키움 외에도 많은 구단이 최주환을 노렸지만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키움이 가장 먼저 최주환을 지명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알다시피 최주환은 다재다능한 선수다. 그리고 어느정도 성적을 보장할 수 있다. 1라운드에 최주환 같은 선수가 있었다는 것은 우리 팀에는 큰 행운이다. 우리 팀에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최주환을 품에 안은 것을 기뻐했다.
최주환을 지명하면서 키움은 상당한 금액을 지출하게 됐다. 최주환의 내년 시즌 연봉은 6억5000만원, 1라운드 지명시 SSG에 지급해야하는 양도금은 4억원으로 지명시 10억5000만원을 감당해야 한다. 더구나 최주환은 FA까지 1년밖에 남지 않지 않았다.
고형욱 단장은 “금액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만큼의 기대치가 있는 선수다. 충분히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줄 것으로 생각해서 과감하게 지명했다. (내년 포스팅이 가능한) 김혜성의 미래를 대비한다기 보다는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데려왔다”라고 설명했다.
키움은 올해 팀 홈런 최하위(61)에 머물렀다. 8홈런을 때려낸 김휘집이 팀내 최다홈런에 올랐을 정도로 홈런 가뭄이 심각했다. 더구나 이번 겨울 간판타자가 이정후가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이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는 타선이 더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20홈런을 터뜨린 최주환은 키움이 가장 바라는 홈런을 채워줄 수 있는 타자다.
FA까지 1년밖에 남지 않은 최주환 입장에서도 키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아직 포지션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키움은 2루수 김혜성 정도를 제외하면 내야진에 확고한 주전선수라고 할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최주환이 충분한 출전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지명타자 자리도 있고, 1루와 2루도 가능하다.
최주환은 “갑작스럽게 결정돼 놀랐다. 연락도 정말 많이 받았다. 새로운 구단에 합류하게 된 만큼 잘 적응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도 내년이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잘해서 좋은 성과를 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새로운 팀에 온 각오를 밝혔다.
이정후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키움과 두 번째 FA를 바라보고 있는 최주환이 내년 시즌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