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연장 의지 있는데…김강민 은퇴 설득하는 SSG, 이제 와서 이래도 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11.24 10: 40

한화가 지난 22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SSG 외야수 김강민(41)을 지명한 것은 현역 연장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 서있는 상태였지만 1년 더 뛰고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민과 은퇴 경기 및 지도자 연수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SSG는 한화의 지명에 무척 당혹스러워했다. SSG는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별도의 안전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 35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하면서 지명 대상 선수들에 대한 은퇴 예정 또는 논의 표시 없이 김강민을 그냥 풀었다. 
한화가 지난 14일 최고참 투수 정우람을 플레잉코치로 선임하면서 은퇴 전 단계라는 사실을 공표한 것과 다르게 SSG는 외부에 김강민의 은퇴와 관련해 어떤 시그널도 보내지 않았다. 결국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지명을 받았고, KBO리그 역대 최장 23년 원클럽맨과 마무리가 찜찜하게 끝날 상황이 됐다. 

김강민. 2023.04.20 /sunday@osen.co.kr

김강민 2023.04.23 / soul1014@osen.co.kr

23년을 한 팀에서 헌신한 김강민은 물론 SSG 팬들도 큰 충격과 허탈감에 휩싸였다. SSG 구단은 뒤늦게 수습에 나서고 있다. 지난 23일 김강민과 만나 은퇴식과 지도자 연수 등을 비롯해 여러 제안을 하며 은퇴를 설득하고 나섰다. 현재 상황에서 SSG가 성난 팬심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김강민의 은퇴 결정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안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한화 지명을 받은 선수를 전 소속팀이 은퇴를 종용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은퇴를 시킬 것이라면 2차 드래프트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 했다. 이제 와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남의 팀 선수에게 은퇴 권유하는 것은 정상적인 구단의 행태로 보기 어렵다. 
2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진행됐다.8회말 1사 1,2루 SSG 에레디아의 재역전 1타점 적시타때 2루 주자 김강민이 홈쇄도해 세이프되고 있다.  2023.04.23 / soul1014@osen.co.kr
2차 드래프트 시작을 앞두고 한화 손혁 단장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11.22 / dreamer@osen.co.kr
한화도 24일 김강민을 만난다. 지명 당시에는 김강민이 워낙 큰 충격을 받아 손혁 한화 단장도 선뜻 연락을 하지 못했다. 이틀의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진정성을 전할 계획이다. 한화 프런트에는 SSG 전신 SK 출신들이 많다는 점도 김강민의 현역 연장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노장 중의 노장이지만 한화는 여전히 선수로서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프런트는 물론 현장의 최원호 감독, 정경배 수석코치도 그를 필요로 한다. 한화의 젊은 선수들도 김강민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로 옆에서 보고 배우고 싶어 한다. 23년 원클럽맨으로 마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새로운 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한화는 선수의 결정을 충분히 존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제 남은 건 김강민의 선택이다. 25일 KBO 보류선수명단 제출일까지 은퇴를 결정하면 SSG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경우 한화는 지명권을 날리지만 양도금(4라운드 1억원)을 반환받을 수 있다. 김강민이 현역 연장을 결정하면 한화 소속으로 24번째 시즌을 새로운 팀에서 시작하게 된다. 
12일 오후 인천 SSG랜더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11말 무사에서 SSG 김강민이 우전 안타를 치고 있다. 2023.08.31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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