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신명철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뒤 17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강영식 퓨처스팀 투수 코치는 "감회가 새롭다. 엄마 품에 안긴 느낌 같다. 예전에 함께했던 분들이 많이 계시고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외부에서 평가하는 삼성과 한 달 가까이 지켜본 모습은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강영식 코치는 "밖에서는 (투수력이 약하다고)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와서 보니까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젊은 선수들 가운데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노력하는 게 눈에 띄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영식 코치는 현역 은퇴 후 경찰 야구단 투수 코치를 시작으로 롯데 퓨처스 투수 코치, 재활군 코치, 1군 불펜 코치 등 다양한 보직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그는 "퓨처스팀 코치로 활동하면서 느낀 게 선수 스스로 움직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느껴봐야 한다. 하고 싶어야 하고 필요성을 인지해야 한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이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은 물론 팀 전체가 강해질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현역 시절 대기만성형 선수였던 강영식 코치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그냥 스트라이크만 던져라. 그거 못하면 나는 너를 쓸 수 없다'고 하셨다. 결과보다 과정에 대한 책임은 물었던 거다. 저도 처음에는 많이 의심했다. 1점 차 앞선 상황에서 한가운데 던졌다가 홈런 맞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도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자기 합리화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그렇게 하다 보니 볼넷이 줄어들었고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게 됐다.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즐거워지고 결과가 좋아지면서 제 야구 인생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강영식 코치는 "지도자를 하면서 로이스터 감독의 의도를 알게 됐다.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한다. 선수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보를 줘도 선수가 안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주 작은 시작이었는데 사소한 습관이 기적을 만드는 걸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단장 부임 후 "첫 번째로 선수 육성에 포커스를 맞추겠다. 그리고 1년 반짝하는 팀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이종열 단장은 바이오 메카닉스, 드라이브 라인 등 최첨단 장비를 도입해 육성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롯데 시절 바이오 메카닉스, 드라이브 라인 등 최첨단 시스템을 경험했던 강영식 코치는 수치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정확한 근거가 있으니까 선수들도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는 게 강영식 코치의 말이다.
야구는 대표적인 멘탈 스포츠다. 강영식 코치는 롯데 멘탈 트레이너로 활동했던 송봉길 씨와 꾸준히 소통하며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고향팀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강영식 코치는 "훌륭한 코치님들과 함께 힘을 모아 삼성만의 퓨처스 시스템을 구축해 과거 왕조의 명성을 다시 한번 재현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영식 코치는 대구상원고를 졸업한 뒤 2000년 해태에 입단해 삼성, 롯데를 거치며 1군 통산 750경기에 등판해 32승 32패 11세이브 116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남겼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