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는 발빠르게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에 기여한 오스틴 딘, 케이시 켈리와 재계약을 마쳤다. 남은 한 자리는 새 외국인 투수다. 1선발로 활약할 좌완 선발이 주인공일까.
LG는 22일 켈리와 재계약을 발표했다. LG는 켈리와 총액 15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30만 달러)에 2024시즌 계약을 합의했다. 켈리는 2024시즌 재계약하면서 6시즌을 뛰게 되는 LG 구단 최장수 외국인 투수가 됐다.
2019시즌 LG에 입단한 켈리는 5시즌 동안 144경기에 등판해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 탈삼진 684개를 기록했다. 2019년 첫 해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했고, 매년 10승 이상씩을 기록했다.
켈리는 올해 30경기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지난 4년과 비교하면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전반기 18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했지만, 후반기에는 12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반등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선발 등판했다. 1차전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 노디시전, 5차전 5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LG가 KT를 4승 1패로 꺾고,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1선발로 활약했다.
켈리는 구단을 통해 “내년 시즌 다시 우리 팬들 앞에서 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 한국시리즈에서 우리 팬들의 사랑을 다시한번 느꼈고, 내년에도 또 느끼고 싶다. 다음 시즌도 우리 팀원들과 통합 우승으로 팬들께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LG트윈스 팬 사랑합니다”고 말했다.
LG 구단은 “KBO 통산 68승을 달성한 케이시 켈리는 이미 검증된 선수이다. 2024시즌의 선발 한 자리를 켈리와 함께 할 수 있어 든든하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다시 본인 모습을 찾은 만큼 2024시즌에 더욱 기대가 된다. 꾸준한 모습으로 우리 팬들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6년 이상을 뛴 외국인 선수는 더스틴 니퍼트(8년), 헨리 소사(8년), 제이 데이비스(7년), 앤디 밴헤켄(6년), 다니엘 리오스(6년) 5명이다. 켈리가 6번째 선수가 된다. 켈리는 역대 외국인 투수 다승 5위다. 1위 니퍼트(102승), 2위 리오스(90승), 3위 소사(77승), 4위 벤헤켄(73승)이다.
LG는 앞서 지난 17일 외국인 타자 오스틴과 재계약을 마쳤다. 오스틴은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재계약을 합의했다. 지난해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했는데, 거의 2배 인상됐다.
오스틴은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3리(9위), 163안타(4위), 23홈런(3위), 95타점(3위)을 기록했다. 4번타자로 맹활약하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개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KT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0타수 7안타, 타율 3할5푼 1홈런 5타점 3득점을 올리며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LG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깨고 재계약에 성공한 오스틴은 구단을 통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구단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올 시즌 동안 겪어본 LG 트윈스 팬들의 응원은 정말 최고였다. 그런 팬들 앞에서 내년에 또 뛴다는 것에 대해 기대가 된다. 여러분 내년에 봐요”라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차명석 단장은 “오스틴 선수는 2023시즌 LG 트윈스가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데 본인의 역할을 확실하게 보여준 선수로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이다.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적으로도 훌륭한 선수이다. KBO리그 경험도 쌓이고 적응이 완료된 만큼 내년에도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한 자리는 아담 플럿코가 떠나고 비어 있는 투수다. 염경엽 감독은 "(외국인 투수) 1선발 투수를 잘 구하면, 켈리는 2선발로 충분히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좌완 디트리히 엔스(32)가 LG와 연결돼 있다.
좌완 투수인 엔스는 2012년 드래프트 19라운드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2017년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 해 7월 트레이드로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한 엔스는 2경기에서 4이닝 7피안타 2피홈런 2탈삼진 3자책점(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탬파베이 레이스로 팀을 옮겼다. 엔스는 2021시즌 후반기 4년 만에 다시 빅리그 콜업 기회를 잡았다. 불펜 투수로 9경기(22⅓이닝)에 등판해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다. 엔스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85경기(739이닝) 55승 40패 3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엔스는 2021시즌을 마치고 세이부 라이온즈와 계약,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2022시즌 엔스는 23경기(122⅓이닝)에 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다. 세이부 소속 외국인 좌완 투수가 10승을 기록한 것은 69년 만에 처음이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데뷔 시즌에 10승을 기록한 외국인 왼손 투수는 역대 3번째였다. 그러나 올해 세이부에서 12경기 등판해 1승 10패 평균자책점 5.17로 부진했다. 후반기에는 단 4경기 등판했다.
LG는 켈리와 6년 동행을 이어가는 동안 투수 한 자리는 윌슨(2019~2020년), 수아레즈(2021년), 플럿코(2022~2023년)로 바뀌었다. 모두 매년 10승 이상씩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켈리를 2선발로 쓰고, 1선발감으로 새 외국인 투수를 찾는다고 했다. 과연 엔스가 그 주인공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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