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자신에 이어서 메이저리그에 올 한국 내야수로 김혜성(24)을 꼽았다.
2014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29순위)로 키움(당시 넥센)에 입단한 김하성은 2014년 곧바로 1군에 데뷔해 2020년까지 키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통산 891경기 타율 2할9푼4리(3195타수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606득점 134도루 OPS .866을 기록한 김하성은 리그를 지배하는 유격수로 활약했고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첫 해 김하성은 세계 최고의 무대가 쉽지 않음을 절감했다. 2021년 117경기 타율 2할2리(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 27득점 OPS .62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다만 수비와 주루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에서 풀시즌을 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김하성에게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골절 부상과 금지약물 적발로 인한 80경기 출장정지 징계 때문에 시즌을 날렸고 김하성이 대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타격은 150경기 타율 2할5푼1리(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58득점 12도루 OPS .708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동시에 리그 정상급 수비를 보여주며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지난 겨울 샌디에이고가 잰더 보가츠를 13년 2억800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유격수 자리에서 밀려난 김하성은 그럼에도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오가며 내야 유틸리치로 활약했다.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수비에서도 2루수 106경기(856⅔이닝), 3루수 32경기(253⅓이닝), 유격수 20경기(153⅓이닝)를 소화하며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에서 모두 최종 후보에 올랐다. 2루수 골드글러브는 니코 호너(컵스)에게 내줬지만 유틸리티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한국인선수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들어올렸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최초로 받게 되서 영광이다. 많은 유소년 선수들과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영감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내가 걷고 있다. 내 후배들도 더 좋은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내가 잘해야할 것 같다”라고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하성과 함께 키움에서 뛰었던 후배 이정후는 올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LG 마무리투수이자 이정후의 매제인 고우석 역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하성은 “어린 친구들은 야구를 잘해야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릴 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 갈거라고 생각도 못해서 영어공부를 아예 안했고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정후와 (고)우석이는 대단한 선수들이다. 두 선수도 영어를 잘 못하는걸로 알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공부을 하면 좋겠다. 메이저리그에서 우리는 이방인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 그러면 그들도 먼저 다가올 것이다”라고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이정후 역시 영어의 중요성은 알고 있다. 시즌 중 인터뷰에서 “영어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매일 해야 느는데 하루 늘고 하루 까먹는 것 같다. 선배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신게 결국 영어를 해야한다는거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정후와 고우석 다음에는 역시 김하성의 키움 시절 후배인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하성은 “나 다음에는 김혜성이 다음 후보가 될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도 봤는데 그 나이대 선수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잘 성장하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성실한 선수고 야구 열정도 대단하다. 연락이 자주 오고 궁금한 점도 많이 물어본다. 혜성이도 메이저리그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내년이 포스팅으로 알고 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혜성은 KBO리그 통산 826경기 타율 3할(2924타수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501득점 181도루 OPS .753을 기록한 내야수다. 통산 커리어는 이정후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성장세 만큼은 이정후 못지않게 가파르다.
지난 20일 APBC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김혜성은 “같은 팀 출신이라서 이야기해준 게 아닐까 싶다. 그 형이 원래 진지한 스타일이다. 정말 감사하다. 같이 뛰던 선배가 그렇게 큰 무대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해서 존경스럽고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그런 (김)하성이 형이 날 언급해주셨고, 그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나도 가서 잘하고 싶다. 미국 진출 생각이 당연히 있고, 하성이 형, (이)정후처럼 실력을 더 키워서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라며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을 내비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