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조건 제시…최선 다해 잡을 것” FA 최대어와 마침내 협상 스타트, 재계약 의지 전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24 06: 40

두산 베어스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집토끼 단속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목표는 단 하나다. 양석환(32)과 홍건희(31) 모두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히는 것이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양석환, 홍건희 모두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라고 집토끼 단속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렸다.
주전 1루수 양석환과 투수조장 홍건희가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두산은 두 선수의 잔류에 초점을 맞추고 스토브리그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이미 양석환 측과는 한 차례 만남을 가졌으며, 다음 주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서로의 입장을 공유할 계획이다. 홍건희 또한 선수의 레벨에 맞는 계약 규모를 책정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 

양석환 / OSEN DB

홍건희 / OSEN DB

양석환과 홍건희는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4년 FA(자유계약선수) 승인 선수 명단에 나란히 신규 A등급으로 이름을 올렸다. 15일 2024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두 선수는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하며 데뷔 처음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됐다.
공교롭게도 양석환, 홍건희 모두 트레이드로 커리어의 터닝포인트를 만든 뒤 FA 자격을 얻은 케이스다. 양석환은 더 나아가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 평가를 받고 있다. 
양석환 / OSEN DB
지난 2021년 3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양석환. 그에게 두산 이적은 신의 한 수가 됐다. 베어스의 5번 1루수를 맡아 첫 시즌부터 ‘트레이드 복덩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21시즌 133경기서 타율 2할7푼3리 28홈런 9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루수 고민을 지움과 동시에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첫해와 달리 작년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고질적인 내복사근 부상이 재발했고, 5월 복귀 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리며 107경기 타율 2할4푼4리 20홈런 51타점의 저조한 성적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양석환은 올해 이승엽 감독 부임과 함께 두산의 홈런타자 역할을 수행했다. 140경기 타율 2할8푼1리 21홈런 89타점 장타율 .454의 파괴력을 뽐내며 홈런 부문 5위에 올랐다. 양석환은 3년 연속 20홈런(28개-20개-21개)을 친 수준급 우타 거포로, 1루수 및 중심타선 보강이 필요한 구단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다. 
양석환 / OSEN DB
홍건희는 이에 앞서 2020년 6월 류지혁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KIA에서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제구 난조로 인해 방황을 거듭했던 그는 트레이드와 함께 제구가 되는 강속구를 힘차게 뿌리며 리그 정상급 뒷문 요원으로 거듭났다.
트레이드를 통해 인생이 확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트레이드 전까지 약 10년 동안 347이닝을 담당한 홍건희는 두산 이적 후 올해까지 불과 4시즌 만에 254⅔이닝을 달성했다. 2020시즌 68⅔이닝을 시작으로 2021년 74⅓이닝, 2022년 62이닝, 올해 61⅔이닝을 소화하며 두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 기간 12승 44세이브 39홀드를 수확했다. 
홍건희 / OSEN DB
올해는 이승엽호의 클로저를 담당하며 마무리 보직을 수행했고, 막바지 정철원에게 자리를 내줬지만 64경기 1승 5패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으로 스토브리그 전망을 밝혔다. 홍건희는 지난 2021년부터 3년 연속 두산 투수조장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내년 시즌 5위 그 이상을 노리는 두산에게 양석환, 홍건희는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1루수와 필승조는 두산이 가장 뎁스가 취약한 포지션이며, 트레이드 이후 두 선수 모두 그라운드 안팎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기에 성적을 위해선 잔류가 필수적이다. 두산 구단 또한 두 선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음 주부터 집토끼 단속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양석환과 이승엽 감독 / OSEN DB
다만 최근 김재환(115억 원), 정수빈(56억 원), 허경민(85억 원), 양의지(152억 원) 등 대형 계약을 줄줄이 체결한 두산이다. 샐러리캡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기에 두 선수를 향한 시장 분위기가 과열될 경우 지난해처럼 큰 돈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없다. 두산 관계자는 “양석환, 홍건희 모두 최선을 다해 잡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정해놓은 기준선이라는 게 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사령탑 또한 구단 프런트에 두 선수를 잡아달라는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승엽 감독은 내년 시즌 목표를 최소 3위로 잡으면서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가운데 전력이 보강된 팀들이 많다. 우리 팀은 양석환, 홍건희가 FA를 신청했는데 두 선수 모두 두산에 남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협상을 예상해 본다”라고 집토끼 단속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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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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