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섭섭하다”. 예상치 못한 이적 통보를 받은 우규민은 이같이 말했다.
KT는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KBO 2차 드래프트에서 우규민(삼성), 이태규(KIA), 김철호(NC)를 지명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명단이 나왔을 때부터 현장과 계속 소통하면서 고민했다. 1라운드는 1군에서 바로 뛸 수 있는 즉시전력감에 포커스를 맞췄다. 현장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우규민을 뽑았다”고 밝혔다.
1985년생 우규민은 2003년 프로 데뷔 후 LG와 삼성에서 뛰면서 1군 통산 759경기에 등판해 82승 86패 90세이브 106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95.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실력은 물론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 역할을 하며 호평을 받아왔다.
우규민은 올 시즌 56경기에 나서 3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1로 부침을 겪었다. 이에 나도현 단장은 “우리 불펜진에 젊은 투수들이 많아서 그 선수들을 케어하는 역할을 기대한다. 중간에서 2년 정도는 충분히 밸런스를 잡아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조금 부진했지만 1이닝 정도는 맡아줄 수 있다. 볼넷도 잘 주지 않는 투수다. 향후 2년 정도는 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규민은 22일 오후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삼성 이적 후 가정을 꾸리는 등 행복한 추억이 참 많다. 무엇보다 투수조 동생들과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아쉽다. 동생들 모두 착하고 잠재 능력이 풍부한데 반드시 성공의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들었던 팀을 떠나게 된 건 아쉽지만 어차피 유니폼만 다를 뿐 야구하는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우규민은 세 번째 구단에서 우승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존경하고 은퇴하기 전 꼭 한 번 배우고 싶었던 이강철 감독님과 함께하게 되어 너무 좋다. 그리고 제 친구 (박)경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LG에서 같이 뛰었던 (박)병호, 삼성 출신 (김)상수 등 친한 선후배들이 너무나 많다. 삼성 이적 후 많은 가르침을 주신 김태한 투수 코치님과 다시 만나게 되어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KT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고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제게 좋은 기회를 주신 만큼 능력이 되는 한 최선을 다해 던지고 1라운드 지명에 빛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우규민의 KT 이적을 가장 반긴 이는 ‘절친’ 박경수다. “며칠 전부터 자기가 더 긴장된다고 하더라. 제가 KT의 지명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온 뒤 연락을 엄청 많이 받았다더라. 친구와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오프 시즌 동안 잘 준비해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