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영구결번 후보도, 42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핵심 야수도 모두 보호선수에서 제외돼 다른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에 개최된 KBO 2차 드래프트가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낳으며 2024시즌 또 다른 흥행 포인트를 만들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2024 KBO 2차드래프트를 개최했다.
선수 이동 활성화 및 리그 상향 평준화를 위해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격년제로 시행되다가 폐지된 2차드래프트는 대안인 퓨처스 자유계약선수 제도가 인기를 끌지 못하며 올해 부활했다.
지명 대상은 정규시즌 종료일 기준 보호선수 35명을 제외한 소속선수 육성선수, 군보류선수, 육성 군보류선수였으며, 입단 1~3년차, 당해연도 FA(해외 복귀 FA 포함), 외국인선수는 자동 지명 제외됐다.
지명은 2023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총 3라운드가 실시됐다. 하위 3개 구단 최대 2명의 추가 지명권을 부여했고, 한 구단에서 최대 4명까지 피지명이 가능했다. 양도금은 1라운드 4억 원, 2라운드 3억 원, 3라운드 2억 원, 4라운드 이하 1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키움-한화-삼성-롯데-KIA-두산-NC-SSG-KT-LG 순으로 지명이 이뤄졌다.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은 SSG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최주환을 전격 지명했다. 최주환은 2021시즌에 앞서 SSG와 4년 42억 원 FA 계약했지만 2021시즌 타율 2할5푼6리 2022시즌 2할1푼1리, 2023시즌 2할3푼5리에 그치며 먹튀 오명에 시달렸다. 내년이면 36살이 되는 최주환이 고척돔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으로 한화가 1라운드 2순위로 LG 이상규(투수), 삼성이 3순위로 LG 최성훈(투수)을 지명했고, 롯데, KIA의 지명권 패스를 거쳐 두산이 4순위로 LG 김기연(포수)을 품었다.
한화 구단은 “지명에 앞서 현장과 꾸준히 논의해 왔던 대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고, 드래프트 현장에서 FA 보상선수 대비 및 뎁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1라운드 이상규는 시속 140km 중반의 구위를 가지고 있는 선수로 우리 불펜 뎁스를 강화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지명했다”라고 설명했다.
양의지의 백업 포수에 초점을 맞췄둔 두산은 “지명 결과에 만족한다. 이번 2차드래프트에서는 백업 포수 수확에 초점을 맞췄다. 김기연은 군 복무를 마친 젊은 포수로, 미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지명했다. 강한 어깨와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갖췄다. 좋은 재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험이 더해진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선수다. 국내 최고의 포수이자 광주진흥고 직속 선배인 양의지가 성장에 큰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라고 흡족해했다.
NC의 1라운드 지명권 패스에 이어 SSG가 5순위로 NC 박대온(포수), KT가 6순위로 삼성 우규민(투수)을 호명했다. LG는 지명권 패스했다.
이날 오전 마무리 김재윤을 삼성에 내준 KT는 결과적으로 김재윤과 우규민을 트레이드한 셈이 됐다. 현장에서 만난 KT 나도현 단장은 “김재윤의 삼성행이 2차드래프트 지명에 영향을 줬다. 불펜 뎁스 강화 차원에서 검증된 베테랑 자원을 데려올 수 있어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2라운드 지명이 실시됐다. 키움이 2라운드 7순위로 LG 오석주(투수), 삼성이 8순위로 키움 양현(투수), 롯데가 9순위로 한화 오선진(내야수), KIA가 10순위로 두산 이형범(투수), NC는 11순위로 두산 송승환(외야수), KT는 12순위로 KIA 이태규(투수)를 차례로 뽑았다. 한화, 두산, SSG, LG는 지명권 패스.
3라운드는 키움의 지명권 패스를 시작으로 한화가 NC 배민서(투수), 삼성이 키움 전병우(내야수), 롯데가 SSG 최항(내야수), KIA가 KT 고명성(내야수), NC가 KIA 김재열(투수), SSG가 KIA 신범수(포수), KT가 NC 김철호(내야수), LG가 NC 이종준(투수)를 영입했다. 3라운드는 키움과 두산만이 지명권 패스를 사용했다.
키움, 한화, 삼성에게만 주어지는 4라운드 지명에서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키움이 21순위로 SSG 조성훈(투수)을 지명한 데 이어 한화가 22순위로 SSG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을 호명한 것. 김강민은 2001 SK 2차 2라운드 18순위로 입단해 와이번스와 랜더스에서만 무려 23년을 뛴 원클럽맨으로, 구단 영구결번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였다. SSG 팬들 입장에서는 보호선수 제외와 이적 모두 충격적인 결과였다.
한화 구단은 “4라운더 김강민은 외야 뎁스 강화 및 대수비 대타 자원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우리 어린 외야수들과 많은 공감을 나누면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지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이 4라운드 지명권을 패스했고, 키움, 한화, 삼성 모두 5라운드에서도 선수를 지명하지 않으며 4년 만에 개최된 2차드래프트가 마무리됐다.
피지명선수는 LG, SSG, NC(이상 4명), KIA 3명, 두산, 키움(이상 2명), KT, 삼성, 한화(이상 1명), 롯데(0명) 순이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선수는 1년간 타 구단에 양도 불가하다. FA 보상 발생 시 자동 보호된다. 아울러 다음 또는 그 다음 시즌 의무적으로 KBO리그 엔트리에 등록해야 한다. 1라운드는 50일 이상, 2라운드는 30일 이상, 3라운드 이하는 의무 등록 규정이 없다.
지명 후 2년 내 기준 미충족 시 두 번째 시즌 종료 후 원소속구단 복귀 또는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다. 단 해당선수가 부상자 명단에 30일 이상 등록한 시즌은 예외다.
원소속구단 복귀 시 원소속구단은 양도금 50%를 반환하며, 원소속구단이 선수 복귀를 원하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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