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센스 있다”.
KIA 타이거즈가 FA 시장에 참전하지 않고 있다.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IA는 1루수 구매처 가운데 한 곳이었다. 올시즌 타격이 되는 주전 1루수가 없어 고생했던 만큼 보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FA 최대어 거포 양석환이 후보였다.
잠실구장을 쓰면서도 최근 5시즌 가운데 네 번이나 20홈런 이상을 터트린 파워툴을 갖고 있다. 그런데 안치홍이 한화와 최대 6년 72억 원에 계약했다. 예상외로 높은 몸값이었다. 양석환을 잡기 위해서는 안치홍을 웃도는 거액이 필요하다. 여기에 보상선수(보호선수 20명 제외) 까지 투자를 해야 한다. 쉽게 지갑을 열수 없는 상황이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이끌고 있는 김종국 감독은 회의적인 전먕을 내놓았다. “좋은 타자인데 데려오려면 부담이 너무 크다. 몸값도 높지만 A등급 선수라 보상선수도 큰 부담이다. 여건상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오키나와에서 준비한 대안에 대한 기대도 했다. 바로 1루수로 변신한 이우성이다. 정확하게는 1루수를 병행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우성의 1루수 변신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을 해보니 우성이가 센스가 있다. 고교시절 1루수를 했고 3학년 때는 포수도 했다. 프로에서는 외야수로 안정된 수비를 하고 있다. 1루 훈련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잘한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1루수로 실전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이우성이 마무리 캠프 초반부터 1루수로 뛰겠다고 자청했다. 올해 김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속에 출전기회를 얻어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400타석을 소화하며 3할1리 8홈런 58타점 OPS(장타율+출루율)0.780의 수준급 성적을 올렸다. 내년 외야진이 넘쳐나는 점에서 기회의 폭을 넓히기 위한 측면도 있다.
물론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인지는 내년 시범경기까지 지켜보아야 한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야 하고 시범경기에서는 안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강한 타구를 잘 처리하고 까다로운 땅볼타구, 정확한 송구에 바운드성 포구도 잘 받아야 한다. 투수및 2루수와의 연계플레이, 팝플라이성 타구도 잘 처리해야 한다.
이에따라 KIA의 2024 시즌 1루수 후보는 황대인, 변우혁, 이우성 정도로 꼽힌다. 물론 오선우도 옵션으로 대기하고 있다. 김도영의 엄지손가락 파열및 골절상도 이우성의 1루수 변신이 필요한 이유이다. 변우혁이 3루수로 출전을 많이 한다면 이우성이 1루수로 나서야 한다. 김석환은 1루 수비부담을 고려해 외야수로만 전념한다.
황대인은 팔꿈치 뼛조각 수술도 변수이다. 현재 재활중으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착실하게 시즌 준비를 하기 어렵다. 김 감독은 “대인이는 재활 때문에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퓨처스 팀에서 차분하게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대인이 본격적으로 합류하기전까지는 이우성도 1루수로 힘을 보태야 한다. 이래저래 이우성의 1루수 변신이 힘을 받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