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매지 마라.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LG 트윈스와 오지환은 ‘꼼수’를 부렸다. 누가 됐는지 모르지만 36번째 선수를 35번째 보호선수로 만들기 위해서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격년제로 시행했다가 2021년 폐지됐던 2차 드래프트 제도는 다시 부활됐다. 2021년 도입된 퓨처스 FA 제도가 실효성이 없어 2년 만에 폐지됐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모처에서 열리는 2차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은 다른 9개 구단의 보호선수 35명을 제외한 소속 선수, 육성 선수, 군 보류 선수, 육성 군보류 선수를 대상으로 데려올 수 있다. 프로 입단 1~3년 차, 그해 FA(해외 복귀 FA 포함) 선수, 외국인 선수는 지명 대상에서 빠진다. 즉 이들은 자동 보호선수가 된다.
LG는 한 명이라도 더 보호선수에 넣기 위해 자동 보호선수가 되는 FA를 꼼수로 사용한 것이다. FA 자격을 취득한 김민성, 임찬규, 함덕주 외에도 이미 6년 다년계약에 합의를 한 오지환까지도 FA 신청을 했다.
오지환이 FA 선수가 되면 보호선수(35명)에 한 자리가 생겨서 다른 한 명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그에서 가장 뎁스가 두터운 LG는 선수 이동 활성화와 리그 상향 평준화를 위한 2차 드래프트에서 구단 이기주의를 위해 편법을 사용했다.
KBO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미 지난 1월에 LG는 오지환과 6년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인석 트윈스 대표이사와 오지환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인증샷도 남겼다.
2023년 1월 19일, LG는 “2024년부터 오지환과 6년 총액 124억원(보장액 100억원)의 다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오지환은 2020~2023년 4년 4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고, 2023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재취득 한다. LG는 오지환이 FA 시장에 나가기전에 다년 계약으로 미리 묶어둔 것이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LG는 이미 다년계약을 한 오지환에게 FA 신청을 하게 했다. 다년 계약에 합의했지만, 구단과 선수의 계약서는 매년 1년 계약서로 제출된다. 오지환이 FA 신청을 할 수 있는 제도의 허점이 있었다.
이를 꼼수, 편법이라고 부른다. 합법적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선뜻 수긍하지 않는 방법, 분명 바르지 않은 일이지만 위법은 교묘히 피해간 경우, 비상식적이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을 써서 목적을 달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오지환처럼 FA 자격 취득에 앞서 다년 계약을 한 박세웅(롯데) 구자욱(삼성)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이상 SSG) 김태군(KIA) 등 다른 선수들은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LG를 제외하고 나머지 구단은 ‘꼼수’ 대신 상식적인 방법으로 일처리를 했다. 이러한 허점이 드러난 이상 KBO는 다년 계약 규정을 상세하게 정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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