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가 신의 한 수인가?
프로 통산 3할 타율을 자랑하는 외야수 고종욱이 가성비 으뜸 FA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FA 재수를 택한 것이 주효했다. 은근히 인기있는 옵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KIA 잔류와 이적이 동시에 열려있다. 쟁탈전까지 벌어질 것인지도 관심이다. 연봉 급상승도 예상된다.
애당초 2022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애매했다. FA를 선언하면 능력을 인정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수비는 물론 전매특허인 타격에서도 확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부상이슈가 있어 풀타임을 소화 못했다. 더군다나 C등급인데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1년 동안 생활했던 타이거즈를 떠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서로를 챙겨주는 팀 문화와 선후배들에게 정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잠시 고민했지만 FA 를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출난 기여도가 적은 탓에 연봉은 7000만 원 동결이었다. 1군의 대타로 요긴한 활약을 기대했다.
그런데 확 달라진 성적을 냈다. 타율 2할9푼6리, 80안타 3홈런 39타점 35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722의 우등성적을 기록했다. 끝내기 안타 등 결승타도 곧잘 생산해 찬스에서 강한 모습이었다. 중요한 흐름에서 필승카드로 활용되었다. 그때마다 타점 높은 타격으로 최고의 대타로 인정받았다.
올해는 나성범이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빠지자 선발출전 명단에 심심치 않게 이름을 올렸다. 상대투수가 우투수이고 공격 위주의 타선을 구성하는데 긴요한 옵션이 됐다. KIA가 개막중반까지 밀리지 않는 과정에도 고종욱의 활약이 배여있었다. 이제는 수비도 가능한 3할 대타가 되었다.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이 열리자 은근히 가성비가 좋은 FA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보상액 등 몸값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선수보상이 필요없는 C등급이라는 것이 커다란 매력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3할 타자로 대타감으로는 리그 최고라는 평가도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KIA는 고종욱을 무조건 잡겠다는 의지이다. 4년 계약은 아니더라도 2년 혹은 3년짜리 다년계약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인 조건은 알 수 없지만 올해 연봉보다 대폭 오른 조건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른 팀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여 경탈전이 벌어질 조짐도 보인다.
불과 2년전인 2021시즌을 마치고 당시 SK에서 방출당했다. KIA 입단테스트를 받고 타이거즈에 입단했던 굴욕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2년만에 당당히 FA 협상을 벌일 정도로 존재감이 높아졌다. 대우조건이 궁금하지만 연봉 7000만원의 크게 상회하는 인상이 예상된다. 이것도 인생역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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