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자신의 뒤를 이을 ‘포스트 김하성’으로 점찍은 이유가 있었다. 국가대표팀 주장 김혜성(24)이 “실력을 더 키워서 미국에 가고 싶다”라며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키움 소속 김혜성을 꼽았다.
김하성은 “다음에는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를 봤는데 그 나이 대 선수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잘 성장하면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워낙 성실하고 야구 열정이 대단하다. 김혜성이 다음에 메이저리그에 올 선수가 아닐까 싶다. 선수 본인도 메이저리그 생각이 있는 것 같다. 내년이 포스팅으로 알고 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하성이 차세대 메이저리그로 콕 집은 김혜성은 동산고를 나와 2017년 넥센 2차 1라운드 7순위로 프로선수가 됐다. 김혜성의 1군 통산 성적은 826경기 타율 3할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181도루 501득점이며, 7년차인 올해 137경기 타율 3할3푼5리 7홈런 57타점 25도루 커리어하이를 쓰며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APBC 대표팀에 모두 승선했다. 그 가운데 연령별 대회인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캡틴을 맡았다. 김혜성은 2021년 유격수, 2022년 2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KBO리그 최초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APBC에서 준우승을 거두고 돌아온 김혜성은 20일 오후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하성을 향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혜성은 “같은 팀 출신이라서 이야기해준 게 아닐까 싶다. 그 형이 원래 진지한 스타일이다. 감사하다고 전해 달라”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혜성은 2017년 입단 때부터 김하성의 빅리그 진출 직전해인 2020년까지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김혜성은 선배 김하성의 빅리그 성공신화를 보며 미국 진출의 꿈을 키우고 있다. 김혜성은 “같이 뛰던 선배가 그렇게 큰 무대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해서 존경스럽고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라며 “그런 (김)하성이 형이 날 언급해주셨고, 그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나도 가서 잘하고 싶다. 미국 진출 생각이 당연히 있고, 하성이 형, (이)정후처럼 실력을 더 키워서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라고 최종 목표를 밝혔다.
김하성은 기자회견에서서 “평소 김혜성으로부터 연락이 자주 온다. 궁금한 점이 많은 것 같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하성이 형에게 너무 야구 관련된 이야기만 말하는 것 같다”라며 “평소 타격, 수비 관련해서 생기는 이런저런 고민을 다 물어본다. 그래서 조금 힘드신 것 같기도 하다. 너무 야구만 물어봐서 하성이 형이 날 재미없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보충 설명했다.
김하성은 이 자리에서 “야구를 잘해야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어릴 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 갈 거라고 생각도 못해서 영어공부를 아예 안했고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어린 친구들은 꿈이 있다면 미리 준비하면 야구가 아니더라도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빅리그를 꿈꾸는 선수들의 영어 공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혜성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김혜성은 “잘 못한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공부는 한다”라며 “(이)정후는 나보다 잘한다. 난 아직 이제 시작 단계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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