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 후배 이정후(25)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2014년 키움에 입단해 KBO리그 통산 2020년까지 통산 891경기 타율 2할9푼4리(3195타수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606득점 134도루 OPS .866으로 활약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63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는 다소 고전했지만 지난해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겨울 샌디에이고가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11년 2억8000만 달러(약 3625억원)에 영입하면서 2루수로 밀려난 김하성은 오히려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수비에서도 2루수 106경기(856⅔이닝), 3루수 32경기(253⅓이닝), 유격수 20경기(153⅓이닝)를 소화하며 최정상급 수비를 보여줬고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하면서 한국인선수 최초로 골드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지난 20일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최초로 받게 되서 영광이다. 많은 유소년 선수들과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영감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내가 걷고 있다. 내 후배들도 더 좋은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내가 잘해야할 것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키움에서 김하성과 함께 뛰었던 이정후는 이번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하며 한국 최고의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김하성과 류현진(2013년 6년 3600만 달러)을 넘어서 한국인선수 데뷔 시즌 최고 계약을 따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김하성은 “어린 친구들은 야구를 잘해야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릴 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메이저리그에 갈거라고 생각도 못해서 영어공부를 아예 안했고 지금도 애를 먹고 있다. 정후와 (고)우석이는 대단한 선수들이다. 두 선수도 영어를 잘 못하는걸로 알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공부을 하면 좋겠다. 메이저리그에서 우리는 이방인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 그러면 그들도 먼저 다가올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정후도 시즌 중 인터뷰에서 “영어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매일 해야 느는데 하루 늘고 하루 까먹는 것 같다. 선배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신게 결국 영어를 해야한다는거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라며 영어를 배우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3년차 시즌을 마친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계약에 대해서도 “마이너리그 거부권과 관련해서 (이)정후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 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첫 해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연봉을 좀 받으면 마이너리그에 내리기 어렵다. 그렇다보니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큰 의미는 없다”라며 이정후에게 현실적은 조언을 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던 선수들 중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선수들도 종종 있었다. 윤석민, 박병호(KT), 양현종(KIA) 등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내가 진출할 당시에는 선배들이 마이너리그에 가셨던 분들이 좀 계셨다. 그래서 ‘마이너리그에 가면 큰일나는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도 좀 집착을 했다”라면서도 “만약 정후가 미국에 가면 돈을 적게 받고 가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이너리그 거부권보다는 옵트아웃을 넣는게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미국 현지매체에서 5000만 달러(약 6457억원) 계약까지 거론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결코 적은 규모의 계약은 아니다. 계약 기간에 따라 연평균 연봉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50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따낸다면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별다른 의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메이저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경우 곧바로 대형계약을 시도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이정후에게는 더 메리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김하성의 생각이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번 겨울 많은 한국야구팬들이 지켜보는 스토브리그 관전 포인트다. 이정후가 어떤 계약으로 미국에 가게 될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