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한국인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에서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최초로 받게 되서 영광이다. 많은 유소년 선수들과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영감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하성은 수비에서는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며 샌디에이고 내야를 책임지는 유틸리티로 활약했다. 2루수 106경기(856⅔이닝), 3루수 32경기(253⅓이닝), 유격수 20경기(153⅓이닝)를 기록한 김하성은 지난 시즌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데 이어서 올해는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골드글러브 시상식에서 김하성은 2루수 부문을 니코 호너(컵스)에게 내줬지만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무키 베츠(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을 제치고 한국인선수 최초로 골드글러브 수상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작년에도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 때는 수상을 못해서 올해는 시상식을 할 때 집에서 자고 있었다. 핸드폰 진동이 너무 울려서 나중에 보니까 수상을 했다고 하더라. 2루수 부문이 먼저 발표를 하고 유틸리티 부문이 마지막에 발표를 해서 라이브로 보고 있었다면 엄청 떨렸을 것 같다. 자고 있어서 다행이다. 둘 다 받았으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유틸리티 부문에서 받고 싶었다. 2루수도 좋지만 유틸리티라는 포지션이 예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멀티플레이어의 가치가 많이 높아졌다”라고 골드글러브 수상 순간을 돌아봤다.
김하성과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을 두고 경쟁한 베츠와 에드먼은 모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베츠는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고 무려 6번이나 골드글러브(2016~2020년, 2022년)를 수상했고 에드먼은 2021년 골드글러브 2루수 부문의 주인공이다.
“나와 경쟁한 선수들은 너무 좋은 선수들이다”라고 말한 김하성은 “경쟁자들이 너무 강해서 사실 걱정도 했다. 그래도 내가 수비 수치가 더 좋아서 받은 것 같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골드글러브에서 딱 수비만 보기 때문에 내가 수비를 더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한다”라며 골드글러브 수상을 반겼다.
에드먼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김하성은 “에드먼과는 경기중에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나웠다. 축하한다는 연락도 주고 받았다. WBC 때는 가깝게 지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팀이 다르다보니까 연락을 자주하지는 못했다. 경기중에는 에드먼이 메이저리그 경력이 더 많은 선수라 ‘잘한다. 끝까지 가면 좋겠다. 잘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골드글러브 수상 전에는 기대를 했지만 정말 받을 줄은 몰랐다”라고 밝힌 김하성은 “수상을 하고 나서는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내년 시즌에도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어느 포지션이든 상관없이 골드글러브를 항상 받고 싶다. 그리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수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짝 활약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고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