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0월24일 취임식에서 참석한 두 베테랑 야수들에게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안치홍과 외야수 전준우였다. “팀에 남아서 저를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다”라면서 강력하게 잔류를 요청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FA 시장이 열렸다. 롯데 구단은 박준혁 단장을 새롭게 임명하고 선물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소득은 전준우 한 명이었다. 20일 전준우와 계약기간 4년 최대 47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보장금액은 40억 원, 인센티브는 총액 7억 원에 잡는데 성공했다.
전준우는 지난 4년 동안 실적으로 능력을 증명했다. 평균 타율 3할1푼1리, 646안타 61홈런 333타점 출루율 3할7푼1리 장타율 .468과 OPS 0.839의 성적을 남겼다. 타율, 최다안타 3위, 타점 공동 4위, OPS 6위 등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했다. 올해도 138경기 타율 3할1푼2리(493타수 154안타) 17홈런 77타점 OPS .852의 성적이었다.
팀 내 타격 지표 대부분 1위를 기록했다. 전준우의 통산 기록은 161경기 타율 3할 1812안타 196홈런 888타점 OPS .829이다. 200홈런은 내년이면 충분히 가능하고 2000안타의 경우 내후년에 가능하다. 내년 시즌에도 없어서는 안되는 타자였고 구단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잡았다. 종신 거인이었다.
안치홍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금액이었다. 안치홍의 강점은 꾸준한 타격이다. 올 시즌에도 121경기에서 124안타(타율 0.292), 63타점, 0.374의 출루율로 OPS 0.774로 성적을 올렸다. 통산 1620경기 5677타수 1687안타(타율 0.297), OPS 0.800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상황에 맞는 타격도 잘하고 타점능력도 있다.
안치홍은 2019시즌을 마치고 KIA를 떠나 롯데로 이적했다. 2+2년 57억 원의 위험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2년 동안 꾸준한 활약으로 나머지 2년 계약을 이행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롯데 타선에서 견실한 활약으로 중심 노릇을 했다. 수비도 2루와 1루를 병행하면서 힘을 보탰다. 김태형 감독에게는 전준우와 더불어 안치홍같은 꾸준한 타자가 필요했다.
그러나 전준우만 남고 안치홍은 떠났다. 한화가 크게 베팅했고 안치홍이 왜 필요한가로 마음을 잡아다. 안치홍의 이적하면서 롯데와 김태형 감독은 전력구성의 밑그림이 뒤틀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당장 빈자리를 메우는 일이 숙제가 되었다. 안치홍 자금을 투입해 FA 시장에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그만한 대안은 양석환과 김선빈이 있다. 그래서 롯데의 다음 행보도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