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랐다".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횡성군 KBO야구센터에서 열린 2023 KBO컵 FAN 동호인 야구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구단을 대표해NC(에이포스)가 KIA(아레스)를 7-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아레스는 2-0 리드를 잡았으나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열정적인 플레이와 응원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3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4푼4리 (9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의 우등 성적을 거둔 임상현은 인기상을 수상했다. 순수 아마추어 출신이지만 에이스 한인승과 박선호 두 투수도 호투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아레스가 구단의 이름을 걸고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들은 KIA 타이거즈는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하룻만인 20일 200만 원 상당의 KBO 공인구를 준우승 기념으로 전달했다. 심재학 단장이 "우리 구단을 대표로 출전해 준우승까지 했는데 축하할 일이다. 우리도 응원을 해주어야 한다"며 지원을 지시했다.
깜작 선물을 받은 임상현 감독(포수)은 "생각치도 않은 선물이었다. 단장님이 기사 보고 놀라셨다고 했다. 선물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 순창군수 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이번 대회 준비를 잘했다. 당일 눈이 많이 내려 대회장소(횡성)로 이동하느라 5시간이나 걸렸다. 참가만 해도 뜻깊었는데 성적도 좋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레스는 2000년 창단했다. 전북 순창군 고추장 마을에 거주하는 선후배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팀워크가 끈끈하다. 탄탄한 선발진과 수비력, 공격력을 자랑한다. 순창군 야구소프트볼 협회 리그에서 우승했고 담양군 야구연합회 리그에서도 2위를 달리는 강팀이다. 당연히 KIA 타이거즈의 열렬한 팬이다. 경기는 물론 스프링캠프까지 찾아가 응원을 펼치고 있다. 아레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이다.
지난 2019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FAN 동호인 야구대회는 기존의 정통 야구에 T볼을 접목해 여성과 어린이까지 참여하는 독특한 게임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여성과 어린이는 각각 10번과 11번타자로 등장해 티볼을 때리며 경기를 진행한다. 단순히 성인 남성만이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까지 모두가 즐기는 야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티볼 타자들은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실제로 직접 참여한 이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아레스의 여성타자 이다영은 LG(유니트윈스)와의 준결승에서 힘찬 스윙으로 만루에서 중요한 득점타를 올리자 기쁨에 겨워 눈물까지 보였다. 이 타점은 결승진출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FAN 동호인 야구대회는 10개 구단을 응원하는 동호인 야구팀이면 출전이 가능하다. 동호인 팀에게는 참가수당을 지급하고 우승 및 준우승 상금, 각종 개인상, 사인볼까지 푸짐한 지원을 하고 있다. 10구단의 은퇴선수들이 일일코치로 나서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아레스에는 김종모 전 수석코치와 김민우 전 코치가 참여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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