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10승 투수→입대, 신인왕→여름 복귀…기적의 2위 이끈 선발야구, 뉴페이스 발굴 절실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20 10: 40

내년 시즌에도 꼴찌에서 기적의 2위를 이뤄낸 KT 위즈 선발야구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배제성, 소형준의 공백을 메울 확실한 토종 선발 자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6월 초만 해도 꼴찌를 전전하던 KT는 막강 선발야구를 앞세워 두 달여 만에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다. 6월 9일 ‘우승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의 컴백과 함께 또 다른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이 실력으로 기복 논란을 지웠고, 고영표, 배제성, 엄상백이 뒤를 받치며 승패마진 –14에서 +14를 만드는 기적에 힘을 보탰다.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이후 늘 그랬듯 KT는 강력한 선발야구를 무기로 각종 변수를 지우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KT 선발야구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배제성이 컨디션 난조, 엄상백이 갈비뼈 부상에 따른 구위 저하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지만 쿠에바스, 벤자민, 고영표 트리오가 중심을 잡으며 플레이오프 역대 3번째 리버스 스윕 및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KT는 가을야구에서 손동현, 박영현, 김재윤 등 단 3명으로 뒷문을 운영했는데 이는 견고한 선발야구가 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KT 배제성(좌)과 소형준 / OSEN DB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를 앞두고 KT 이강철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11.11 / dreamer@osen.co.kr

LG에 막혀 2년 만에 우승 도전이 무산된 KT는 2024시즌 역시 선발야구를 근간으로 우승에 재도전한다. 정확히 말해 시즌 개막부터 선발야구가 자리를 잡아야 V2의 염원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다. 
KT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1.13 / jpnews.osen.co.kr
모든 선수들이 건강하다는 가정 아래 일단 4선발까지는 리그 최강 전력이 점쳐진다. 재계약이 유력해 보이는 쿠에바스-벤자민 원투펀치와 리그 최고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 지난해 김광현(SSG)을 제치고 승률왕을 차지한 엄상백이 로테이션을 책임질 전망. 
문제는 남은 한 자리다. 소형준의 팔꿈치 수술 공백을 메운 배제성이 오는 12월 국군체육부대(상무)로 입대하며 구멍이 생겼다. 배제성은 가을야구에서 중용 받지 못했지만 올 시즌 26경기 8승 10패 평균자책점 4.49를 비롯해 최근 5년 동안 40승을 거둔 검증된 토종 선발 자원이다. 2019년 10승을 거두며 KT 창단 첫 토종 10승 투수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8회초 마운드에 오른 KT 투수 배제성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11.11 / dreamer@osen.co.kr
그렇다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언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까. '신인왕' 소형준은 프로 4년차인 올해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45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5월 10일 수원 NC전에 선발로 나서 1회부터 구속 저하 및 제구 난조를 겪었는데 4회 박건우를 상대하던 도중 마운드에서 이탈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소형준은 이튿날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파열이라는 비보를 접했다. 우측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면서 장기 재활을 요하는 토미존 서저리를 받게 됐다. 소형준은 정밀검진을 한 차례 더 받은 뒤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재활 중인 KT 소형준 / OSEN DB
소형준은 재활 및 쉐도우 피칭을 거쳐 지난주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한 상태다. 최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빠르면 6월, 늦으면 7월에 복귀한다는 목표를 갖고 준비 중이다. 물론 이제 공을 던지기 시작하는 단계라서 계속 팔을 체크하면서 봐야할 것 같다”라고 전하며 빨라도 올스타 휴식기 직전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T는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어떻게든 선발야구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울 토종 자원을 구해야 한다. 선발진의 체력 안배 및 부상 변수를 감안했을 때 스윙맨 역할을 수행하는 6선발까지도 육성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 소형준 또한 건강하게 복귀한다고 해도 올해는 관리가 필요하다. 전반기 뉴페이스가 가세한 5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다가 소형준의 복귀와 함께 마운드 뎁스가 강화되는 그림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7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클리닝 타임 때 KT 신인 원상현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07 /sunday@osen.co.kr
이 감독은 시즌 도중 이 같은 고민을 드러내면서 신인 원상현을 오디션 후보로 언급한 바 있다. 부산고 출신의 원상현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KT 지명된 우완 유망주로, 소형준을 롤모델로 삼으며 선발투수를 꿈꿔왔다. 물론 KT 퓨처스 선수단에도 선발을 꿈꾸는 자원이 많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루키를 육성하겠다는 깜짝 플랜이 공개됐다.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과 함께 선발야구는 KT 야구의 근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선발야구가 있었기에 정규시즌 꼴찌에서 2위, 플레이오프 2패에서 3연승 마법이 가능했고, 내년 시즌 또한 선발야구가 자리를 잡아야 우승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이 재계약 첫해를 맞아 어떤 선발투수를 육성해 5선발 로테이션을 완성시킬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투수 조련사 이 감독이 다시 한 번 능력을 발휘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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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KT 이강철 감독이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3.1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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