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23·삼성)의 기나긴 시즌이 마무리됐다. 한국을 결승으로 이끌며 완벽한 피날레를 했다.
원태인은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마지막 경기 대만전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로 한국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이 결승전에 선착한 가운데 나란히 1승1패를 기록 중인 한국과 대만이 사실상 준결승전을 치렀다. 결승 진출이 걸린 부담스런 경기에서 원태인이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최고 149km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커터까지 다양하게 섞어 던지며 대만 타자들을 압도했다. 4회 류지홍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실점. 무사사구로 안정된 커맨드를 뽐내며 5이닝을 84개의 공으로 마쳤다.
이로써 원태인은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3경기 5⅓이닝 5실점),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2경기 1승 10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 APBC까지 한 해 3번의 국제대회에서 총 6경기(19⅓이닝 4실점) 2승 평균자책점 1.86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경기 후 원태인은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지려 했다. 볼넷 없이 공격적인 피칭을 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피홈런이 하나 있었지만 무사사구로 5이닝을 책임질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포수 리드를 많이 따라갔고, 실투를 최대한 던지지 않으려 했다. 보더라인 끝쪽을 공략하며 주무기 체인지업을 많이 활용했는데 위기 상황에서 탈삼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선 두 경기에서 동생들(문동주·이의리)이 선발로 좋은 활약을 해줬다. 뒤에 있는 불펜투수들도 좋은 공을 던지기 때문에 내가 5이닝까지 던지면 뒤에 있는 선수들이 알아서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 우리 투수진이 강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동료 투수들을 치켜세웠다.
올해만 3번의 국제대회를 치른 원태인은 “WBC가 내겐 가장 큰 경험이자 뜻깊은 대회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안게임에서 약팀(홍콩·중국)을 상대했다고 하지만 많은 자신감을 얻었고, 오늘까지도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올 한 해 기나긴 일정을 마무리한 원태인은 “정말 길기도 길었고, 많이 힘든 것도 있었다. 오늘이 내게 있어 올 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결승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경기이기도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 준비도 많이 했고, 그 마음을 담아 경기를 치렀다. 올 시즌은 내게 있어 가장 행복했던 한 시즌이었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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