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다시 해보고 싶다"…'타율 1할대' 신인의 과감한 도전장, '포스트 노진혁'에 다가설 수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1.19 07: 00

“기회가 된다면 유격수 다시 해보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정대선(19)은 올해 1군 무대를 밟았고 9월 막판 선발 출장 기회를 많이 잡았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팀이 5강의 희망을 마지막까지 좇고 있던 상황에서 정대선은 기죽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비록 성적은 따라주지 않았지만 정대선으로서는 의미있는 한 시즌이었다. 
올해 19경기 타율 1할5푼(40타수 6안타) 6타점 OPS .392의 성적에 머물렀다. 이따금씩 번뜩이는 모습들을 보여주긴 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길만한 활약상은 없었다. 아마추어 시절만 하더라도 유격수와 3루수를 주로 봤지만 프로에 입단하고 퓨처스리그에서는 2루수로 주로 나서면서 경기 감각을 쌓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언제나 평가가 가장 좋은 선수로 꼽히면서 1군 데뷔까지 성공했다. 퓨처스 성적은 69경기 타율 2할8푼7리(237타수 68안타) 2홈런 32타점 8도루 OPS .735의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 정대선 / foto0307@osen.co.kr

롯데 정대선이 1타점 적시타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cej@osen.co.kr

세광고를 졸업하고 올해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지명된 정대선은 사실 프로 지명 직전에 주가를 높였다.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주전 3루수로 나서면서 타율 6할2푼5리(16타수 10안타) 1홈런 10타점 OPS 1.667의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캐나다와의 경기에서는 만루홈런을 뽑아내는 등 맹타를 휘둘렀다. 이러한 활약으로 대회 포지션별 최고 멤버인 ‘올 월드팀’에 포함됐다. 정대선은 대회 최고의 3루수로 뽑혔다. 
프로에서 위치는 달랐지만 어쨌든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값진 시간을 보냈다. 비록 기대를 모았던 만큼 1군에서의 성적이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 성적에 좌절하지 않았다. 정대선은 “아쉬운 날도 많았고 좋았던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좋았던 날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2군에서도 많이 기회를 받았고 1군에서 적지 않게 뛰었다”라면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래도 저는 행복한 날들이 더 많았다”라고 웃었다. 
롯데 자이언츠 정대선 / foto0307@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정대선 / foto0307@osen.co.kr
수비에서도 본래 포지션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현재 김민호 코치와 함께 수비 훈련에 흥미를 붙이면서 수비력을 가다듬고 있다. 그는 “세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저도 더 집중을 잘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최근 들어 수비가 많이 재밌어졌다. 그래서 수비에서 더 노력하고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면서 “풋워크나 새로운 기술, 스텝들을 잘 알려주셔서 그 부분을 최대한 따라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2루에서는 송구적인 부분에 부담이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유격수를 보고 싶다. 유격수와 3루수 모두 많이 봤기 때문에 욕심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유격수와 3루수에서 다시 잘해보고 싶다”라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수비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1군 기회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스스로의 결론에 도달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저는 포구 쪽에 강점이 있다. 2군과 1군 모두 포구적인 부분에서는 실수가 없었다”라면서 “모든 팀들이 수비를 잘해야 경기를 이길 수 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수비를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구의 강점은 유지하고 송구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스스로 알고 있다. 공격이든 수비든 파워를 키우는 게 정대선의 올해 비시즌 목표다. 그는 “타격 쪽에서 힘이 확실히 약하다고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 강한 송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비시즌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하고 송구 강도가 약한 것 같아서 강한 송구를 할 수 있게끔 어깨를 잘 만드는 것을 중점적으로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롯데 정대선 /OSEN DB
롯데 정대선 /OSEN DB
현재 롯데 1군 주전 유격수는 FA로 영입된 노진혁(35)이다. 노진혁 이후도 서서히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대선도 어쩌면 노진혁 이후의 시대를 대비해서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받는 것일 수 있다. 노진혁과 FA 계약이 아직 3년 남아 있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포스트'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잘 친다는 선배님들을 1군에서 많이 봤다. 저도 거기에 못지 않게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라면서도 “그러나 수비가 돼야지 1군에서 오래 살아 남을 수 있다. 방망이도 중요하지만 수비도 정말 중요한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내야 주전은 비교적 굳건하다. 유격수 자리는 노진혁의 허리 부상 리스크를 항상 신경써야 한다. 2루수 자리에는 FA 안치홍이 있고 또 고승민이 2루 내야 수업을 받고 있다. 3루수 자리에는 한동희 김민수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대선이 비집고 파고들 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찬 포부가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 정적이었던 내야 경쟁 구도에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롯데 정대선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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