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에서 아쉬운 1점차 패배. 하지만 너무 좌절할 필요 없다. 결승전에서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대만을 이기면 결승에서 일본과 재대결이 가능하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두 번째 경기 일본전을 1-2로 패했다.
선발투수 이의리가 패전을 안았지만 초반 제구 난조를 딛고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다. 최고 153km 강속구와 슬라이더 조합으로 위력을 떨쳤다. 이어 나온 오원석(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최준용(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도 실점 없이 잘 막았다.
투수들은 제 몫을 다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일본 좌완 선발 스미다 치히로가 7이닝 3피안타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한국을 잠재웠다. 체인지업, 스플리터,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한국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9회 2사 후 대타로 나온 김휘집이 일본 좌완 마무리 다구치 카즈토의 5구째 141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러나 다음 타자 김주원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산발 5안타 1득점으로 타선이 침묵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투수들의 호투를 앞세워 1점차 대등한 승부를 한 것은 의미가 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류중일 한국 감독도 “이의리가 초반에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어갔다. 사사구 3개가 있었지만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타선에선 초반에 찬스가 있었지만 연결이 안 된 부분이 아쉽다. 그래도 마지막에 김휘집의 홈런으로 영봉패를 면했다. 게임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선발 이의리가 6회까지 잘 막아줬다. 다음 투수 2명(오원석·최준용)도 생각보다 잘 던졌다”면서도 상대 선발 스미다의 이야기를 꺼내며 “상대 투수가 볼을 쉽게 던진다.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다가 변화구로 잡는다. 마지막 삼진 잡을 때 포크볼 떨어지는 게 좋다. 아주 훌륭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스미다 공략법에 대해 류 감독은 “영상을 봤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볼을 쉽게 던지고,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에 변화구를 던진다”며 “다음에 기회 있으면 공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전날(16일) 호주전을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노시환의 끝내기 안타로 3-2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날 패배로 1승1패가 됐다. 2승을 거둔 일본이 먼저 결승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나란히 1승1패를 기록 중인 한국과 대만이 18일 오후 7시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 진출을 가린다. 준결승전이다.
류 감독은 “내일(18일) 선발투수는 원태인이다. 대만전 꼭 이겨서 결승전에 일본과 한 번 더 붙고 싶다”며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면 영상을 더 열심히 보고 공략법을 생각해 보겠다. 아무래도 일본은 투수가 좋은 나라다. 타격도 좋은 팀이고, 다음에 만나면 좋은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원태인이 대만전 선발로 나서는 가운데 2경기 연속 침체 중인 타자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류 감독은 “국제대회는 아무래도 처음 보는 투수가 많아서 쉽게 공략 못한다. 내일 대만전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하겠다”며 “완봉패를 했으면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텐데 (9회 2사 후) 김휘집이 홈런을 쳤다. 분위기가 내일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