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때까지 갈 거예요.”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이 일본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좌완 이의리(22·KIA)에게 긴 이닝을 기대했다. 다음날(18일) 대만전까지 생각하면 이의리가 불펜 소모를 막아줘야 한다.
한국은 1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두 번째 경기 일본전에서 이의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류중일 감독은 이의리의 계획된 투구수나 이닝에 대해 “갈 때까지 갈 것이다”며 “내일(18일) 대만전도 이겨야 한다. 어제(16일) 불펜을 많이 썼고, 내일 대만전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의리가 최대한 길게 던져주면 좋다. 이의리가 안 좋으면 다른 선발 요원들을 붙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날 호주전에서 선발 문동주가 5⅔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 않으면서 연장 10회 승부치기를 했다. 이 과정에서 김영규(⅔이닝 8구), 신민혁(0이닝 13구), 최지민(⅔이닝 14구), 최승용(1⅔이닝 33구), 정해영(1⅓이닝 11구) 등 5명의 구원투수들을 썼다.
이번 대회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 연속 치러지는 대회 특성상 선발투수는 4명이면 충분하다. 불펜 자원을 단기간 많이 써야 하는 부담이 있어 선발투수가 가능한 길게 끌고가줘야 한다.
이번 대회는 한국, 일본, 대만, 호주 4개국 풀리그로 상위 2개 팀이 결승전에 오른다. 가장 전력이 좋은 일본의 결승 진출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은 호주와 대만을 잡는 게 결승 진출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이날 일본전에 어느 정도 선택과 집중 전략이 불가피하다. 이의리가 최대한 길게 던져줘야 대만전에도 승산이 높아진다.
대만은 이날 오후 12시 열린 호주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6-0으로 승리했다. 9회까지 무득점에 그쳤지만 10회 승부치기에서 린징카이의 만루 홈런 포함 6득점 빅이닝으로 이겼다. 16일 일본전에서 0-4로 패했지만 호주전 승리로 1승1패가 되며 결승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한국과 대만은 18일 오후 7시 붙는다.
한편 이의리에겐 이번이 3번째 국가대표다. 19살 신인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이의리는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전(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 준결승 미국전(5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에 선발로 나서 5이닝씩 던지며 2~3실점으로 호투했다. 10이닝 동안 삼진 18개를 잡아내며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한국의 조기 탈락과 함께 1경기 등판으로 끝났다. 예선 일본전에서 7회 구원등판, ⅓이닝 3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제구 난조를 보인 뒤 강판됐다. 메이저리그 공인구인 롤링스사 공이 미끄러운 편인데 이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일본전에서 우리나라 투수 중 가장 빠른 155km 강속구를 뿌려 눈길을 끌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