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29)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두 번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17일(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MVP를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오타니, 내셔널리그에서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가 모두 만장일치로 MVP를 차지했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투타겸업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오타니는 그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토미 존 수술을 받는 등 다소 고전했지만 2021년 재능을 완전히 만개했고 타자로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OPS .965, 투수로 23경기(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으로 활약하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오타니의 개인 통산 첫 MVP 수상이다.
오타니는 지난해에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타자로 157경기 타율 2할7푼3리(586타수 160안타) 34홈런 95타점 OPS .875, 투수로 28경기(166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 해 MVP 투표에서는 애런 저지(양키스)가 62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우면서 MVP를 수상했고 오타니는 2위에 머물렀다.
올해 저지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오타니의 독주가 다시 시작됐다.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주며 전반기가 지나기 전에 이미 MVP가 확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타니는 시즌 막판 팔꿈치와 복사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만장일치로 MVP를 받는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아시아선수가 MVP를 두 번 이상 수상한 것은 오타니가 처음이다.
MLB.com은 “2023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오타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이제 오타니는 또 한 번 투타겸업 선수로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고 두 번째 MVP를 거머쥐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만장일치 MVP를 두 번이나 수상한 선수는 오타니가 최초다”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양대리그 MVP는 1911년부터 시상을 시작한 유서 깊은 상이다. 지금처럼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서 MVP 투표를 시작한 것은 1931년부터다. 현행 MVP 투표 체제에서 만장일치로 MVP 수상한 선수는 21명이 있지만 두 번 이상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것은 오타니가 112년 만에 처음이다.
오타니는 “나는 분명히 작년에도 MVP를 타고 싶었다. 하지만 저지가 놀라운 시즌을 보냈고 MVP를 수상할 자격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올해 더 강하게 돌아오고 싶었다”라고 MVP를 수상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재활은 잘 진행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말 잘 회복중이다. 처음 수술을 받았을 때보다 더 좋은 느낌이다. 하지만 무리를 할 수는 없고 내년에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역사상 최초로 5억 달러(약 6478억원)가 넘는 초대형 계약이 예상된다. 에인절스 페리 미나시안 단장은 “오타니는 분명 위대한 3년을 보냈다. 아마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3년일 것이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선수다. 오프시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계약이 예상되는 오타니는 계약 규모 뿐만 아니라 팀의 우승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다음 팀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에인절스의 재계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