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정용(27)이 군 입대를 미룬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LG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5차전에서 6-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 통합우승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정용은 올 시즌 37경기(86⅔이닝) 7승 2패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15을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팀에 필요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LG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4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으로 활약했다.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도 불펜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LG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발판을 마련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야구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다사다난한 해였다”라고 말한 이정용은 “원래 불펜으로 던졌기 때문에 힘든 것은 없었다. 팀을 위해서 던졌다. 이렇게 잘 마무리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너무 기뻐서 어안이 벙벙하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팬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한 이정용은 “잠실구장 3루쪽이 원래 상대 팀 응원 자리인데 거기까지 노란 수건이 많아서 더 힘을 받았다. 부담이 되는 것은 없었다. 팬분들께 힘을 많이 받은 것 같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모두 등판한 이정용은 한국시리즈가 6차전까지 갈 경우 선발등판할 가능성이 컸다. 이 때문에 5차전에는 등판하지 않았다. LG가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정용이 한국시리즈에서 선발등판할 기회는 없었다.
“사실 전경기에 나가고 싶었다”라며 웃은 이정용은 “오늘도 긴장하면서 스트레칭은 계속했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오늘은 나가지 않았지만 충분히 많이 나갔다고 생각하고 너무 기쁜 시리즈를 보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시리즈 중간에 선발투수로 나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준비를 했다. 자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팀에서 이런 역할은 나밖에 못할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더 궂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라며 팀에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정용은 원래 지난 시즌 종료 후 군 복무를 할 예정이었다. 상무에 지원해 1차 전형까지 합격했다. 하지만 1년만 더 뛰어보자는 구단의 설득에 결국 상무 입대를 포기하고 올 시즌을 소화했다. 그 결과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돌아왔다.
“처음 1년만 더 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라고 밝힌 이정용은 “주변에 조언을 많이 구했고 힘들 것이라고 알았지만 그래도 1년을 더하기로 결정했다.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 시즌 초반에 부진하기도 했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았고 공부가 됐던 한해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정용은 “작년에 군대를 가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올해는 진짜로 마음이 많이 안좋았다. 이렇게 좋은 팀원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싫었다. 군대에 가기 싫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렇게 좋을 때 헤어지는게 너무 아쉽다”라며 곧 잠시 팀을 떠나야하는 것을 많이 아쉬워했다.
“내가 인복이 많은 것 같다”라고 말한 이정용은 “주변에 사람들이 너무 좋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우승을 함께 한 동료들과 힘이 되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