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우완 강속구 투수 구린뤼양(23·퉁이 라이온즈)이 일본 야구를 놀라게 했다. 6회 1사까지 퍼펙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향후 일본프로야구(NPB)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구린뤼양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첫 경기 일본전에 선발등판, 6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은 대만이 0-4로 패하면서 구린뤼양은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일본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1회 시작부터 6회 1사까지 16타자 연속 아웃시키는 퍼펙트 행진으로 위력을 떨쳤다. 짧은 테이크백에서 나오는 최고 154km 강속구에 슬라이더, 포크볼을 스트라이크존에 계속 넣으며 일본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냈다. 삼진은 2개로 많지 않았지만 빠른 템포로 맞혀 잡는 피칭이 통했다.
6회 1사 후 카도와키 마코토에게 2루타를 맞아 퍼펙트가 깨졌고, 7회 모리시타 쇼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무실점도 무산됐지만 구린뤼양의 투구는 일본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7회 2사에서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갈 때는 도쿄돔 일본팬들도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일본 언론들도 구린뤼양의 호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일본을 놀라게 한 대만 23세 투수가 NPB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며 ‘NPB에서 던질 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구린뤼양의 이름을 지금부터 기억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천진펑 대만 감독은 “훌륭했다. 100점짜리 투구를 했다”고 구린뤼양을 칭찬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도 “1실점했지만 정말 훌륭했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승부할 수 있는 투수다. 이런 투수는 일본에도 몇 안 된다. 세계를 노릴 수 있는 투수”라고 크게 인정했다.
구린뤼양은 “선수로서 훨씬 큰 무대에서 도전을 하고 싶다. 일본 프로팀도, 미국 메이저리그도 동경한다. 기회가 되면 되면 가고 싶다”고 향후 NPB 진출에 대한 꿈도 드러냈다.
183cm, 88kg 체격을 갖춘 우완 정통파 투수 구린뤼양은 2019년 대만프로야구(CPBL) 퉁이 라이온즈에서 데뷔했다. 올해까지 5년 통산 49경기 모두 선발등판, 259이닝을 던지며 22승13패 평균자책점 2.88 탈삼진 248개를 기록 중이다. 올해 13경기(80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1.80 탈삼진 52개로 활약했다. 9이닝당 볼넷을 1.7개로 줄일 정도로 제구가 향상됐다.
최근 2년 연속 CPBL 올스타에 선정된 구린뤼양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상대로도 호투한 바 있다. 지난달 2일 예선 첫 경기 한국전에 2-0으로 앞선 7회 선발 린위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홀드를 기록했다. 노시환에게 중견수 키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았지만 나머지 6명의 타자들을 범타 요리하며 대만의 4-0 승리에 기여했다. 한 달 간격으로 한국에 이어 일본을 상대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구린뤼양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