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도 아닌데 미국 현지에서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전통의 강호 보스턴 레드삭스의 2루수로 적합하다는 시선이 나왔다.
미국 매체 ‘클러치포인츠’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올해 어려운 한 시즌을 보낸 보스턴 레드삭스가 반등하기 위해선 새로운 2루수 자원을 영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2023시즌 78승 84패를 거두며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꼴찌(78승 84패)에 머무른 보스턴.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2루수 포지션 생산성이 최악에 가까웠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보스턴은 2023시즌 2루수 부문 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30개 구단 중 29위에 그쳤다. 수비력은 꼴찌였다. 크리스티안 아로요, 엔마누엘 발데스, 파블로 레예스, 루이스 유리아스, 키케 에르난데스 등이 2루수로 최소 30차례 출전했지만 다들 공격 또는 수비 WAR이 좋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언급된 선수가 메이저리그 3번째 시즌을 맞아 미국이 인정하는 내야수로 거듭난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2023시즌에 앞서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 슈퍼스타 잰더 보가츠가 가세했지만 2루수로 이동해 팀 내 없어서는 안 될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올해 샌디에이고의 주전 리드오프를 맡아 152경기 타율 2할6푼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아시아 최초 20홈런-40도루에 도전했을 정도로 기세가 드높았다.
이와 더불어 수비 또한 인정을 받으며 2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2루수와 유틸리티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은 올 시즌 OAA(평균대비아웃기여)에서 2루수로 +7, 전체 포지션을 아울러 +10을 기록했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모두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2루수 부문에서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에 밀려 고배를 마셨지만 유틸리티 부문에서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치고 골드글러브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에 실패한 김하성은 2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수상에 성공했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이치로는 2001~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10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김하성은 아시아 내야수 첫 수상자라는 또 다른 역사를 썼다.
클러치포인츠는 “보스턴은 내야 한가운데를 봉쇄하기 위해 만능 2루수가 절실하다. 올해 2루수 FA 시장이 극도로 얇아진 상황이기에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이 필요하며,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을 한 가지 옵션으로 추천한다”라고 김하성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하성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높게 평가한 클러치포인츠였다. 매체는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수 가운데 한 명이다. 올해 주로 2루수로 뛰면서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라며 “그의 공격력 또한 나쁜 편이 아니다. 2023시즌 OPS .749 17홈런 38도루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온 김하성은 최근 두 시즌 동안 공수에서 모두 발전을 거듭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아직 샌디에이고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어 보스턴까지 김하성을 트레이드 영입해야 한다는 현지 주장이 나왔다.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을 통해 완전히 위상이 달라진 ‘어썸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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