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뼈아픈 패배를 끝내기 승리로 설욕했다.
류중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풀리그 첫 경기 호주전을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3-2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문동주가 최고 154km 강속구를 뿌리며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2실점 역투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6회 이닝을 마무리하진 못했지만 102개의 공을 던지며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어 김영규(⅔이닝), 신민혁(0이닝), 최지민(⅔이닝), 최승용(1⅔이닝), 정해영(1⅓이닝)으로 이어진 불펜이 4⅓이닝 무실점 합작했다.
4번타자 노시환은 연장 10회말 무사 1,2루에서 좌완 다니엘 맥그래스에게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8회 동점 적시타를 터뜨린 김주원도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참 힘들게 게임한 것 같다. 문동주가 홈런 하나 맞았지만 잘 던져줬다. 7회 2사 만루에서 최지민이 잘 막아주면서 우리 쪽으로 흐름이 넘어오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에 노시환이 결승타를 쳐줘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선발 문동주의 교체 타이밍도 눈길을 끌었다. 5회까지 84구를 던져 교체가 예상됐지만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고, 첫 타자 알렉스 홀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에도 교체되지 않았다. 이후 3타자를 더 상대하며 6회 2사 1루에서 교체됐다. 이날 경기 총 투구수는 102개.
문동주의 교체 타이밍에 대해 류 감독은 “경기 전에는 약 한 달을 쉬어서 문동주의 투구수를 80~90구 선으로 정했다. 5회 끝나고 교체 타이밍이었는데 문동주가 4~5회 때 밸런스가 너무 좋다고 했다. 100구까지 가야겠다 싶었다. 많이 던지게 해서 개인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9회까지 득점권 1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결정타가 부족했다. 잔루가 무려 12개나 됐다. 2회 1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3회 무사 1,2루, 5회 1사 1,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등 답답한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국제대회에 나오면 처음 보는 투수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이다 보니 타이밍을 못 잡은 듯하다. 볼은 그렇게 빠르지 않은데 변화구가 낮게 형성되다 보니 카운트가 몰린 것 같다”고 대답했다.
타선은 답답했지만 투수들의 호투와 수비 안정은 돋보였다. 류 감독은 “7회 최지민이 잘 막아줬고, 8~9회 최승용과 마무리 정해영도 잘 막았다. (9회초 병살을 만든) 김도영도 수비를 잘해줬다. 그런 것들로 승리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칭찬했다.
첫 경기를 역전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한 한국은 17일 ‘숙적’ 일본을 만난다. 좌완 이의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운 류 감독은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 투수다. 일본 팀에는 좌타자들이 많다. 이의리가 제구만 잘 되면 잘 막아주리라 생각한다. 일본도 왼손(스미다 치히로) 투수가 나온다고 들었다. 오늘 저녁에 다시 한번 비디오를 보고 공략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류 감독은 이의리의 강점을 묻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볼이 빠르다. 제구가 잘 될 때는 상대가 잘 못 치는 그런 스타일이다. 내일 1회부터 제구가 잘 되는지 안 되는지 관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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