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스포츠매체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해서 ‘메이저리그 경쟁 위원회가 내년 주자 있을 때의 피치 클락을 20초에서 18초로 줄이는 방안을 저울질 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팀을 대표하는 6명의 위원과 4명의 선수, 1명의 심판진으로 구성된 경쟁 위원회는 피치 클락을 단축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마운드 방문 횟수도 5회에서 4회로 줄이자는 제안도 들었다’라며 ‘주자가 없을 때 피치 클락은 15초로 그대로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경기 시간 단축과 스피드업이라는 대명제 아래에서 피치 클락 도입, 마운드 방문 횟수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 등의 규정을 대폭 바꿨다. 야구계의 대변혁이었고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다.
투수들은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 때 20초 내에 투구를 마쳐야 한다는 기본 규정이었다. 타자도 주자가 없을 때는 7초, 주자가 있을 때는 12초 내에 타석에서 준비를 마쳐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투수에게는 볼, 타자에게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또한 한 타석 당 견제 횟수도 3회로 제한했다. 3번의 견제에서 누상의 주자를 아웃시키지 못하면 보크가 선언돼 주자는 자동 진루권을 획득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혁명적인 피치 클락 도입은 경기 시간 단축이라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최우선 목표를 달성하게 했다. 지난해 3시간 4분이었던 경기 시간(9이닝 기준)은 올해 24분이나 단축된 2시간 40분이었다. 2015년 2시간 56분 이후 8년 만에 경기 시간을 3시간 이내로 줄였다.
스피디한 경기가 이어지고 관중들의 집중력도 높아지자 흥행 대박으로 이어졌다. 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총 관중수는 7074만7365명으로 지난해 6455만6658명보다 9.5% 증가했다. 2017년(7267만8797명) 이후 6년 만에 7000만 관중 회복에 성공했다. 평균 관중도 2만6843명에서 2만9295명으로 9.1% 늘었다.
피치 클락 도입 등 스피드업을 위해 도입했던 규정들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재신임을 얻었고 2019년 1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흥행은 성공했지만 투수들은 아직 피치 클락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 피치 클락을 조금 더 완화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사무국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피치 클락 단축을 노리고 있다. ‘ESPN’은 ‘소식통에 따르면 2023년 투구 중 부상이 빈발했던 것을 지적하면서 피치 클락 단축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사무국은 빠른 경기 속도가 부상을 초래했다는 생각을 철회했다. 2022년 체결된 단체교섭 협약 협상에서 위원회의 구성은 구단들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규칙 변경은 전적으로 위임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경쟁위원회 회의에서는 복수의 투수들이 누상에 주자가 없을 때 피치 클락이 늘어난다면 주자가 있을 때 피치 클락을 단축시키는 것에 찬성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무국은 주자가 없을 때 15초 피치 클락을 완화활 의향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사무국이 피치 클락 단축을 노리는 이유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늘어났던 경기 시간 때문이었다. ESPN에 의하면 올해 4~5월 경기 시간은 2시간 37분이었지만 6월 2시간 39분, 7월 2시간 40분, 8월 2시간 41분, 9월 2시간 44분으로 늘어났다. 이에 사무국은 시간을 더욱 단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매체는 ‘올해 1049번의 피치 클락 위반 사례 중 14%가 주자가 있을 때 발생했다. 평균적으로 투수들은 15초 상황에서는 6.5초, 20초 상황에서는 7.3초를 남기고 투구를 펼쳤다’라면서 ‘올해 마이너리그 경기에서는 대부분 주자가 없을 때 14초, 주자가 있을 때는 18초로 피치 클락을 설정했다. 이에 트리플A 시즌 마지막 달에는 보편적으로 17초에 투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면서 피치 클락을 더욱 단축하려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