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LG 트윈스와 찜찜하게 결별한 투수 애덤 플럿코(32)가 MLB 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 소식에 정통한 뉴욕 포스트의 기자 존 헤이먼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X(트위터) 계정에 “한국에서 뛰어난 두 시즌을 보낸 플럿코가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로 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매체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MLB 기자 중 한 명인 존 헤이먼은 플럿코의 2년간 KBO 성적을 자세히 소개한 뒤 “슬라이더 회전수가 (1분당) 2486회에서 2592회로 높아지며, 브레이크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UCLA 출신 플럿코는 2013년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의 11라운드(전체 321번째)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마이너리그 2년을 거쳐 처음 콜업된 것은 2016년이다. 그 해는 불펜으로 2경기, 3⅔이닝(ERA 7.36)을 던진 것이 전부다.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은 2018~2019년 두 시즌이다. 2018년 12번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17경기에서 4승 5패(ERA 5.28)를 거뒀다. 이듬해가 베스트 시즌이다. 선발 기회가 20번이나 주어졌고, 109⅓이닝 동안 4점대 평균자책점(4.86)을 남겼다. 7승 5패.
2021년 트레이드돼 볼티모어에서 마칠 때까지 5시즌 동안 총 88경기에 나가, 273⅔이닝을 던졌다. 누적 기록은 14승 14패 3세이브, ERA는 5.39다. 이 중 선발 등판은 37번이었다. 이후 LG 트윈스와 계약해 2년간 KBO에서 뛰었다.
플럿코는 굴지의 에이전시 CAA 소속이다. 고객 명단에는 오타니 쇼헤이를 필두로 JT 리얼무토, 잭 플래허티, 트레이 터너, 조시 헤이더, 샌디 알칸타라 등 쟁쟁한 스타들이 즐비하다. 엔터테인먼트 쪽으로는 브래드 피트, 비욘세, 윌 스미스 등이 소속됐다. 손흥민도 이곳과 계약했다.
현재 시점에서 플럿코가 MLB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은 다소 의외다. 며칠 전 부인 앨리슨 플럿코가 SNS를 통해 수술 후 회복 중인 상태라고 알렸기 때문이다.
14일 게시된 내용에 따르면 그는 고질적인 엉덩이 부상을 치료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골반 타박상으로 알려진 통증 탓에 후반기 대부분을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부인 앨리슨은 이번이 두 번째 수술이라고 밝혔고, UCLA 동문인 메이저리거 케빈 크레이머(피츠버그)의 질문에 대해 “예전 부위가 아니고, 새로운 곳(new hip)”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한국에 오기 전에도 한 차례 수술을 겪었고, LG에서도 작년 후반기에 이어 올 시즌까지 계속 재발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수술 후 재활 기간은 5~6개월 정도라고 전해진다. 빠르면 내년 전반기에는 실전에 나설 수 있는 일정이다.
때문에 이번에 수술을 통해 문제를 없애고, 본격적인 재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침 스토브리그가 뜨거워지는 시점이다. 30개 구단 단장 회의에 이어, 내달 5일부터 사흘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윈터미팅이 예정돼 있다. FA 시장이 활짝 열리게 된다는 뜻이다.
스캇 보라스의 말처럼 선발 투수는 늘 구인난이다. 게다가 KBO 출신들에 대한 평가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최근만 해도 메릴 켈리, 브룩스 레일리 같은 성공 사례가 있다. 올 시즌 3관왕 에릭 페디를 향한 눈길이 뜨거워진 것도 낯설지 않다.
존 모로시 기자도 플럿코가 LG에서 보낸 2년을 ‘탁월하다(excellent)’고 표현하며 자세한 기록을 나열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충분히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앞두고 부상을 호소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염경엽 감독이나 코칭스태프와 회복 스케줄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팬들로부터 워크에식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엉덩이 수술을 한 것으로 보면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플럿코의 아내는 남편의 수술 후 회복 장면과 함께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사진을 아무런 코멘트 없이 포스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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