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를 비롯해 맷 채프먼, 코디 벨린저, 블레이크 스넬, 조쉬 헤이더, 애런 놀라, 소니 그레이 등 7명의 선수가 2032만 5000달러(약 265억 원)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원 소속팀이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에게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을 제시하는 제도다. 해당 선수와 계약할 의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급 FA 선수들은 대부분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한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있기 때문.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으면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을 보상 받는다.
기존의 FA 등급제가 폐지되고 2012년부터 시작한 퀄리파잉 오퍼는 제도. 총 131명이 제안을 받았지만 수락한 선수는 단 13명의 선수만 이를 수락했다.
류현진이 대표적인 경우다.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할 경우 1년 계약을 맺고 FA 재수를 기약한다. 류현진이 지난 2018시즌이 끝나고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면서 FA 재수를 선택했다. 2019년 LA 다저스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린 류현진은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40억 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해 최대어이자 가장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는 선수는 투타겸업의 오타니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했듯이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했다. 이제 본격적인 FA 시장이 개장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완벽한 투타겸업을 수행하면서 가치를 끌어올렸다. LA 에인절스의 빈약한 전력은 오타니를 더욱 도드라지게 했다. 5억 달러(약 6498억 원)급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구단과 계약을 맺든지 오타니의 계약은 역대급이 될 가능성이 높다.
MLB.com은 '오타니는 유례없는 투타겸업으로 팔꿈치 부상을 입기 전까지 리그를 지배했다. 2025년에 다시 공을 잡을 때까지 피칭은 하지 않을 것이지만 야구 역사상 가장 기대되는 FA다'면서 '올해 132이닝 동안 167탈삼진을 기록했고 아메리칸리그 최다 44홈런, 20도루까지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OPS 1.066에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면서 두 번째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로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로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특급 투타겸업 스타다. 올 시즌은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여전히 투타겸업의 자태를 뽐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올스타는 3회(2021~2023년), 실버슬러거(2021년, 2023년)는 2회 차지했다.
다만 오타니의 5억 달러 수준의 대형 계약을 맺는 게 어려울 수 있다. 팔꿈치 상태가 걸림돌이다. 오타니는 8월 말, 팔꿈치 인대 손상 소견이 발견됐고 9월에 수술을 받았다. 2018년 10월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은 바 있었던 오타니는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번에는 토미존 수술이 아닌 다른 방식의 수술로 알려져 있지만 2024시즌에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오타니는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단기 계약으로 FA 재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LB.com은 ESPN 알덴 곤잘레스 기자를 인용해서 '오타니 측근에 따르면 오타니가 평균 연봉이 엄청나게 높은 단기계약에도 마음이 열려있다’라면서 '이 경우 오타니 영입을 시도할 수 있는 팀이 늘어날 수 있다'라며 오타니가 전혀 색다른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내년에 투타겸업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아이디어도 충분히 이점이 있다. 오타니가 2025년에는 타자와 투수로 모두 풀타임 소화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하는 단기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시간 역시 오타니의 편이다. 내년 7월까지 만 30세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전망했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와 양키스 등 빅마켓 구단들이 오타니를 주시하고 있다. 만약 단기계약을 맺는 아이디어에 오타니가 열려 있다면 역대 최고액 수준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역대 최고액 연봉 선수는 올해 맥스 슈어저(텍사스)와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다. 모두 뉴욕 메츠가 안겨준 계약들이다. 슈어저는 2021년 11월 메츠와 3년 1억3000만 달러(약 1708억원), 벌랜더는 2022년 12월 메츠와 2년 8666만 달러(약 1139억원)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연봉 4333만 달러(약 569억원).
MLB.com은 “오타니가 단기계약을 선택한다면 틀림없이 이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것이다”라고 전망하면서 오타니의 시간이 본격적으로 왔음을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