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우승이었다. LG 트윈스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감격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보통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 이후 선수단은 호텔로 이동해 축승회 자리를 갖는다. 구단주를 비롯해 모기업 임원 등이 참석해 축배를 들면서 우승의 즐거움을 여유롭게 만끽한다.
그런데 LG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3일 밤, 호텔 축승회 대신 잠실구장 근처 고깃집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해산했다. 구단주이자 LG그룹 회장이 참석했음에도.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3승 1패로 앞서 있던 LG는 이날 승리하면 1994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두고 있었다.
고(故) 구본무 초대 구단주의 유지를 이어받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본능 구단주 대행, 구본준 전 구단주까지 모두 잠실구장을 찾았다. LG는 모든 LG팬들의 염원을 등에 업고 KT를 6-2로 꺾으며 대망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잠실구장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마음껏 즐긴 LG 선수단은 13일 밤 12시 무렵, 호텔이 아닌 잠실구장 인근의 신천에 있는 고깃집에서 늦은 저녁 겸 회식을 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까지 대비해 공식 우승 축하연 자리는 16일 또는 17일로 따로 잡아뒀다”며 “오늘(13일) 밤에는 선수들은 별도 행사 없이 저녁 식사를 하고 해산한다"고 전했다. 우승 축하연은 서울 마곡지구에 있는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LG 선수단은 13일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숙소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만약 5차전을 패배하면, 다시 호텔 체크인을 할 계획이었다.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일종의 배수진이었고, 계획대로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냈다.
LG 선수단의 식사 자리에 LG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 구본능 구단주 대행까지 함께 참석해서 선수단과 식사를 하며 우승의 여흥을 즐기면서 시간을 함께 보냈다. 식사 자리는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자리가 끝났다. 선수단을 향한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
구광모 구단주는 지난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아 LG를 응원했다. 그룹 회장 취임 이후 공식석상에서 처음 잠실구장을 찾은 것. 이어 수원에서 열린 원정 4차전도 직접 찾아 LG팬들과 함께 파도응원도 펼치는 등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우승이 걸린 5차전 잠실구장을 찾아 한국시리즈 우승 현장을 함께 했다.
구광모 구단주는 5차전이 끝나고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그라운드에서 LG팬들 앞에서 벅찬 우승 소감을 전했다. 그는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세계 최고의 무적 LG 트윈스 팬 여러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라고 외쳐 LG팬들의 뜨거운 환호성으로 잠실구장이 메아리쳤다.
구광모 구단주는 "2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LG 트윈스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며 LG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오늘 승리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LG 트윈스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일궈낸 값진 승리입니다. 오늘 모두 다 같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2023년 챔피언은 LG 트윈스입니다. 무적 LG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대다수 LG팬들도 잠실구장에서 LG 우승을 만끽한 후 신천 유흥가로 이동해 뒷풀이를 즐겼다. 밤 늦은 시각, LG 선수단의 단골식당 앞을 오가다 LG 선수들을 우연히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일부 팬들은 차명석 단장,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 등 선수들과사진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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