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선수이고 적당한 가격이면...".
2023 한국시리즈가 LG 트윈스의 29년만의 감격적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는 FA 시장 정국이다. KIA 타이거즈도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물론 적극적이지는 않다. 필요한 선수인데 적당한 조건이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는 조건이다. 내부 FA에 신경을 먼저 쓰고 있다. FA 자격 취득을 앞둔 김선빈과 고종욱, 비FA 최형우와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외부 FA 영입도 포기하지 않았다. 취약 포지션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대 취약 포지션이었던 포수는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다년 계약을 맺어 해결했다. 2018 1차지명 포수 한준수도 올해 제2의 포수까지 성장해 든든해졌다. 선발투수도 필요하다. LG 임찬규가 시장에 나오지만 잔류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취약 포지션은 1루수 한 곳으로 압축된다. 2023시즌에는 7명의 1루수를 기용할 정도로 무주공산이었다. 타격이 되는 1루 주전이 있었다면 KIA의 순위는 6위가 아니라 가을야구를 했을 것이다. 2022시즌 91타점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황대인의 부진이 컸다.
마침 FA 시장에 강한 1루수가 나왔다. 양석환(두산)은 최근 5년 동안 4번이나 20홈런 이상을 때렸다. 올해도 21개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그 중에 잠실에서 10개를 넘겼다. 출루율이 높지는 않지만 장타력은 확실하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라면 더 많이 넘길 수 있다. 홈런 하나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크다.
고졸 신인이었던 2009년 우승주역으로 활약한 안치홍(롯데)도 있다.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다 2019시즌을 마치고 눈물을 머금고 롯데로 떠났다. 롯데에서도 주축타자로 활약했다. 2루수가 주력이지만 1루수로도 기용이 가능하다. 원클럽맨 김선빈이 있어 KIA에 오면 1루 출전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양석환이든 안치홍이든 누구든 영입하면 타선은 한층 세진다. 심재학 단장에게 외부 FA 보강 여부를 물었다. "외부 FA 영입을 안한다기 보다는 시장 사정을 알아보고 있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가와 시장평가를 오버해서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우리에게도 취약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 우리가 필요한 선수인데 적당하면(가격이면) 데려올 수 있다. 그러나 오버페이는 없다. 일단 가능성을 모든 열어놓는 오픈마인드로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양석환에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시장평가를 듣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KIA가 생각하는 기준이 문제이겠지만 적당한 가격이면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거꾸로 해석하면 경쟁이 붙어 몸값이 높아지면 참전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두 선수의 평가액이 KIA의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보상선수, 샐러리캡 초과 문제, 황대인과 변우혁 오선우, 그리고 1루 변신을 시도하는 이우성까지 기회가 줄어드는 등 손실도 감안한 신중한 접근이다.
한편 KBO는 한국시리즈 종료 5일 이내로 2024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한다. 자격 선수는 2일 이내로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한다. KBO는 신청 마감 다음날 권리 행사 선수들을 FA 선수로 공시한다. FA 승인 선수들은 공시 다음날부터 모든 구단들과 협상이 가능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