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영구결번(33번) 레전드 박용택(44) 해설위원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를 가슴벅찬 표정으로 지켜봤다.
LG는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5차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4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는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었다. 1997년과 1998년에는 연달아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지만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02년에는 삼성과 명승부를 펼쳤지만 2승 4패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KT를 4승 1패로 꺾고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의 아픔을 겪었던 박용택은 이날 잠실구장을 찾아 LG의 우승을 지켜봤다. 1998 신인 드래프트 고졸우선지명으로 LG의 지명을 받은 박용택은 고려대학교를 거쳐 LG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시즌이었던 2002년 112경기 타율 2할8푼8리(375타수 108안타) 9홈런 55타점 68득점 20도루 OPS .826으로 활약한 박용택은 그해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했다. 하지만 데뷔시즌을 마지막으로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박용택은 2022년을 마지막으로 통산 2237경기 타율 3할8리(8139타수 2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 313도루 OPS .882를 기록하고 현역에서 은퇴했다. 박용택의 등번호 33번은 LG의 3번째 영구결번이 됐다.
“결국에는 암흑기를 거치고 느꼈던 팀이다”라며 우승에 환호하는 선수들과 팬을 바라본 박용택은 “팬분들이 8회까지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9회부터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잡는데 이 때부터 모두 일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오늘 우승을 했다. 팬분들도 그 동안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감동적이고 스토리가 있는 것이다”라고 암흑기를 극복하고 일궈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뻐했다.
박용택은 한국시리즈 우승 일등공신으로 오지환을 뽑았다. 오지환은 올 시즌 126경기 타율 2할6푼8리(422타수 113안타) 8홈런 62타점 OPS .767을 기록하며 LG의 정규리그 우스을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단일 한국시리즈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5경기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OPS 1.251으로 활약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당연히 오지환이다. 너무 결정적인 활약을 해줬다”라고 오지환을 칭찬한 박용택은 “스토리도 좋다. 참 야구는 모르겠다. 진짜 몇 년 전, 2018년에는 거의 국민 밉상, 국민 욕받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LG 트윈스 팬들의 마음속에 진짜 남는 선수는 어쩌면 이제는 김용수도 아니고, 이병규도 아니고, 박용택도 아니고 오지환이 첫 번째로 생각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정말 대견한 것 같다”라고 좋은 말을 아끼지 않았다.
아쉽게 현역시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박용택은 “농담반 진담밤으로 와이프와 ‘작년에 은퇴식을 하니까 올해 LG가 우승을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웃으며 “LG는 당분간 우승권에 있는 팀이 맞다. 누가 예상을 해도 항상 우승후보 중에 한 팀, 또는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 됐다. 10여년의 암흑기를 거치고 시행착오를 겪고 결국 ‘야구가 이런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구단과 프런트도 많이 느꼈다. 그 때부터 정말 하나하나 준비가 잘 된 것 같다. 지금은 1군과 2군이 모두 잘 돌아가는 뎁스가 두터운 팀이 만들어졌다”라고 LG의 승승장구를 기대했다.
LG 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할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 내가 가면 안된다. 주인공이 바뀐다”라고 손사래를 친 박용택은 “이제는 올해 같은 감동적인 우승은 없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심심한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올해 LG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 오랫동안 감동으로 남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