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박동원이 감독 MVP 상금을 모두 받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LG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5차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며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LG와 4년 총액 65억원에 계약하며 새로운 팀으로 온 박동원은 이적 첫 해부터 개인 통산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고 우승의 꿈을 이뤘다. 앞선 두 번의 한국시리즈(2014년, 2019년)에서는 10경기 타율 1할4푼3리(21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부진했지만 올해 한국시리즈는 달랐다.
2차전 8회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박동원은 3차전에서도 6회 역전 투런홈런을 날리며 8-7 역전승에 기여했다. 박동원의 활약으로 상승세를 탄 LG는 1차전 패배 이후 내리 4연승을 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골인했다. 박동원은 5경기 타율 3할1푼3리(16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OPS 1.109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3차전까지 좋은 활약을 하면서 박동원은 초대 LG 구단주였던 故 구본무 회장이 1998년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최우수선수(MVP)에게 주겠다며 사온 고가의 롤렉스 시계가 걸린 한국시리즈 MVP 유력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MVP는 단일 한국시리즈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5경기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OPS 1.251로 활약한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MVP 투표에서 오지환은 총 93표 중 80표를 받았고 박동원은 7표를 받았다.
“MVP가 되려면 첫 타석에 병살타를 쳤으면 안됐다”라며 웃은 박동원은 “우리 선수들이 144경기를 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보상을 받은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한 덕분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 우승을 즐기겠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세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만에 우승에 성공한 박동원은 “다들 ‘삼세번’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세 번째에는 우승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이번에 우승을 못했다면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우승을 못했을 것 같다”라며 우승을 기뻐했다. 이어서 “우리는 정말 강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을거라고 자신하고 있다. 겨울 동안 준비를 잘해서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LG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좋은 활약을 해주는 선수에게 주겠다며 감독 MVP 상금 1000만원을 걸었다. 마침내 우승을 달성한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한 명이 아닌 2명에게 500만원씩 줄 생각이다. 좋은 가방을 사라며 박동원과 유영찬에게 각각 500만원씩 주겠다"고 밝혔다.
이 말을 들은 박동원은 “아까 감독님께 ‘1000만원 잘 쓰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왜 나눠주시는지 모르겠다”라고 농담을 하면서 “2000만원을 쓰시면 더 좋은 것을 살 수 있다. 어제 와이프에게 1000만원을 받게 되면 1000만원이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무엇이든 고르라고 했다. 계획에 착오가 생긴 것 같다”라며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 후 회식 자리에서 박동원의 협박(?)을 받았다. 염 감독은 "동원이가 나한테 오더니 '감독님, 2000만원 쓰시죠'라고 하더라. 그래서 동원이랑 영찬이에게 1000만원씩 주기로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홈플레이트 뒤에서 우승이 걸린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히는 장면을 지켜본 박동원은 “사실은 삼진을 잡고 싶었다. 마지막 공은 내가 잡았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도 결국 아웃카운트를 잘 처리했으니 다행이다. 너무 좋았다. 2아웃을 잡고 나서 갑자기 가슴이 물컹하면서 갑자기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타자가 공을 치면서 다른 생각이 모두 날아가버렸다”라고 우승 순간을 되돌아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