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프로야구에서 2년 연속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우투좌타 외야수 왕보룽(29)이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퇴단했다. 5년 통산 타율 2할3푼5리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일본 무대를 떠난다.
니혼햄 구단은 지난 13일 왕보룽의 퇴단을 발표했다. 왕보룽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니혼햄과 결별 사실을 알리며 일본 생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아 KBO리그 진출도 어렵다.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그에 대한 보류권을 가진 타이강 호크스가 왕보룽 영입 의사를 보이면서 고국 복귀가 유력한 분위기다.
왕보룽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을 말씀드리겠다. 지난 몇 년간 고향을 떠나 많은 것을 배웠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경험을 했다. 먼저 니혼햄 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구단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으로 연습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긴밀히 연락하면서 미래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다. 이 기간 나의 선택에 대해 여러 번 고민했고, 가족들과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결국 일본을 떠나 또 다른 기회를 찾기로 결정했다. 구단이 나의 선택을 이해하고 존중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일본을 떠날 것이라고 알렸다.
또한 왕보룽은 “일본에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 구단과 감독·코치님, 관계자, 동료 선수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여러분들의 응원이 나를 성장시켰고, 일본에서의 경험을 소중하게 만들어줬다”며 “새로운 땅에서도 계속 노력하겠다. 감사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왕보룽은 대만을 대표하는 천재 타자였다. 지난 2015년 라미고 몽키스(현 라쿠텐 몽키스) 소속으로 대만프로야구에 데뷔한 왕보룽은 2018년까지 4년간 통산 378경기 타율 3할8푼6리(1484타수 573안타) 86홈런 319타점 191볼넷 188삼진 출루율 .464 장타율 .646 OPS 1.110으로 리그를 폭격했다.
특히 2016~2017년 2년 연속 규정타석 4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2016년 타율 4할1푼4리(483타수 200안타) 29홈런 105타점 OPS 1.166으로 대폭발하며 리그 최초 200안타와 함께 6관왕에 오르며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했다. 2017년에는 타율 4할7리(437타수 178안타) 31홈런 101타점 OPS 1.192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2년 연속 MVP를 수상하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8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일본프로야구 도전에 나섰다. 대만 야구 최초로 포스팅을 통해 니혼햄과 3+1년 4억엔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지만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리그였던 대만에서의 성적은 과대평가된 부분이 있었고, 니혼햄에서 5년간 270경기 타율 2할3푼5리(719타수 169안타) 15홈런 97타점 59볼넷 190삼진 출루율 .302 장타율 .353 OPS .655에 그쳤다.
3년차였던 2021년 95경기 타율 2할4푼2리(252타수 61안타) 9홈런 48타점 OPS .750으로 가능성을 보였으나 그 이상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2년 15경기 타율 6푼3리(32타수 2안타)에 그친 뒤 니혼햄과 계약이 끝났다. 육성선수로 니혼햄과 인연을 이어갔고, 8월에 1군에 올라왔지만 20경기 타율 2할3푼8리(42타수 10안타) 1홈런 5타점 OPS .646으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2군에서도 56경기 타율 2할1푼8리(174타수 38안타) 7홈런 19타점 OPS .705에 그쳐 일본 내 이적도 어려워졌다. 한국 팀들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