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많다. 그 시계가 MVP에게 준다고 해서 받겠지만 내가 차고 다니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고 선대 회장님 유품이라서 개인적으로 구광모 회장님 드려서 나는 더 좋은 선물을 받고 싶다. LG 구단 기념관에 뒀으면 좋겠다”
LG 트윈스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5차전에서 6-2로 승리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 1994년 이후 세 번째 우승이자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선수단 주장 오지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OPS 1.251으로 활약했다. 2차전, 3차전, 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때려내며 단일 한국시리즈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한국시리즈 MVP 투표에서는 총 투표 93표 중에 80표를 얻어 MVP에 선정됐다. 박동원 7표, 박해민 4표, 유영찬 1표, 문보경 1표를 얻었다.
오지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말 오래 기다렸다 너무 기쁘고 많이 울컥하다. 선배들이 많이 생각나기도 한다. 같이 지금 엔트리 30명 자체가 아마 우승팀 많이 기억됐으면 좋겠다. 감독님 말씀처럼 시작점 됐으면 좋겠다. 형들과 많이 야구하고 싶다”라고 한국시리즈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오지환은 “좌투가 없어서 나한테는 부담이 크게 없었다. KT 투수들이 다 오른손이었다. 그러다보니 빠른 구종을 많이 노렸다. 결과도 다 직구 타이밍 가져가려고 했다. (김)현수형이 ‘지금부터 어떤 선택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좋은 선택하자’고 했는데 그러다보니까 직구를 흘려보내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았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직구 타이밍에 공격적으로 가자고 생각했다”라고 맹타의 비결을 설명했다.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29년 만에 우승을 일궈낸 오지환은 “경험 많은 형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박)해민이형도 주장해봤고 현수형도 해봤고 내가 의견 이야기할 때 옆에서 많이 도와주면서 힘든 걸 이겨냈다. 중압갑이 많지는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도전적으로 임했다”라고 말한 오지환은 “신구 선수들이 모두 좋은 활약을 해주며 조화를 잘 이룬 것같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면 시리즈에서 매번 떨어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런 큰 경기에서는 대부분 긴장하는데 이번에는 긴장되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실수하더라도 상황 포기하지 말자. 플레이했을 때 이럴 수 있어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한국시리즈를 치렀다”라고 최고의 한국시리즈를 만들어낸 마음가짐에 대해 강조했다.
초대 LG 구단주였던 故 구본무 회장은 1998년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최우수선수(MVP)에게 주겠다며 고가의 롤렉스 시계를 사왔다. 오지환은 MVP를 차지하면서 롤렉스 시계를 부상으로 품에 안게 됐다.
“아직 시계를 보지는 못했다”라며 웃은 오지환은 “고민이 많다. 그 시계가 MVP에게 준다고 해서 받겠지만 내가 차고 다니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고 선대 회장님 유품이라서 개인적으로 구광모 회장님 드려서 나는 더 좋은 선물을 받고 싶다. LG 구단 기념관에 뒀으면 좋겠다. 더 좋은 시계를 요즘 시대에 걸맞은 좋은 시계을 갖고 싶다”라고 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