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텍사스→38년 한신 우승’ 29년 LG도 해냈다, 韓·美·日 129년 한풀이 대성공 [LG 우승]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염원하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5차전에서 6-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하며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한국, 미국, 일본에서 모두 두 번째로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던 팀들이 우승 한풀이에 도전했다. LG는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28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고 텍사스는 1961년 창단 이후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한신은 1985년 처음이자 마지막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37년간 무관의 세월을 보냈다. 

가장 먼저 텍사스가 우승의 한을 풀었다. 2021년 60승 102패를 기록하며 1973년(57승 105패)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지난해에도 68승 94패를 기록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텍사스는 올해도 시즌 전 전망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텍사스는 90승 72패를 기록하며 시즌 마지막까지 지구 우승 경쟁을 벌였다. 지구 라이벌 휴스턴(90승 72패)에 상대전적에서 밀리면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내줬지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아메리칸리그 승률 2위 탬파베이(99승 63패)를 2승으로 제압했고 디비전 시리즈에서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 볼티모어(101승 61패)마저 3승으로 격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지구 우승을 내줬던 휴스턴과 만나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끝에 4승 3패로 승리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2010년과 2011년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텍사스는 구단 통산 세 번째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상대는 텍사스와 마찬가지로 가을돌풍을 일으킨 애리조나가 올라왔다. 텍사스는 첫 2경기에서 1승 1패를 나눠가지며 팽팽한 승부를 벌였지만 이후 2연승을 질주했다. 그리고 지난 3일(한국시간) 5차전에서 5-0 완승을 거두고 마침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코리 시거는 5경기 타율 2할8푼6리(21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OPS 1.137로 활약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텍사스에 이어서 한신도 ‘커널 샌더스’의 저주를 풀었다. 올해 85승 5무 53패를 기록하며 18년 만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한신은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히로시마(74승 5무 65패)를 4승(어드밴티지 1승)으로 제압하며 단숨에 통산 7번째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신의 일본시리즈 상대는 디펜딩챔피언이자  같은 간사이 지방을 연고지로 하는  오릭스(86승 4무 53패). 역사상 두 번째 ‘간사이 시리즈’를 성사시킨 한신은 1차전에서 일본 최고의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오부를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렇지만 한신은 4차전에서 오오야마 유스케의 9회말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기세를 몰아 5차전에서는 8회에만 6득점에 성공하는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승을 거두고 3승 2패 우위를 점했다. 우승까지 단 1승 만을 남겨둔 한신은 6차전에서 야마모토에게 투구수 138구 9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구 14탈삼진 1실점 완투승으로 압도당하며 우승을 결정짓지 못했다. 승부는 결국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한신은 지난 5일 열린 7차전에서 쉘든 노이지의 선세 스리런홈런을 포함해 타선이 폭발하며 7-1로 승리하고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일본시리즈 타율 4할8푼3리 맹타를 휘두른 치카모토 코지가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한신 선수들은 우승 직후 지난 7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옛 동료 요코타 신타로의 유니폼을 들고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면서 감동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LG도 마침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차전에서 2-3 역전패를 당했지만 2차전 8회 박동원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5-4 역전승을 거뒀고 3차전에서는 9회 오지환의 역전 스리런홈런으로 8-7 역전승을 따냈다. 4차전에서는 타선이 폭발하며 15-4로 KT를 격파했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박해민이 3회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고 4회에는 실점을 막는 슈퍼캐치를 선보이는 등 맹활약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우승이 없었던 LG는 드디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1994년 통합우승 당시 고(故) 구본무 회장이 다음 한국시리즈 MVP 수상자에게 선물하기 위해 기증한 롤렉스 시계가 걸려있는 한국시리즈 MVP는 단일 한국시리즈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낸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올해는 야구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시즌이 됐다. 역사적인 해에 마침표를 찍은 LG는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2만3750명의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민끽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