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케이시 켈리(34)가 한국시리즈를 5차전에서 끝내기 위해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켈리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5차전에 선발등판한다.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LG는 올 시즌 86승 2무 56패를 기록하며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이제 29년 동안 기다렸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선 LG는 염원하던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시리즈가 끝날 수도 있는 5차전 선발투수는 에이스 켈리다. 켈리는 올 시즌 30경기(178⅔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로 활약했다. KT를 상대로는 4경기(25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열린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던 켈리는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 역투를 펼쳤다.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11일 4차전 경기 전 인터뷰에서 “3차전에서 졌으면 오늘 켈리가 선발로 나가려고 했다. 그래서 어제는 일찍 들어가서 등판 준비를 하라고 했었다. 켈리는 ‘이기면 5일 로테이션을 돌고 싶고 만약에 진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우리 불펜이 좋으니 7이닝을 던진다기 보다는 5이닝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나가겠다’라고 했다”라며 켈리가 최악의 상황에서 3일 휴식 후 등판을 각오했었다고 밝혔다. LG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3차전에서 9회 오지환의 극적인 역전 스리런홈런이 터지며 8-7 역전승을 거뒀고 켈리는 5일 휴식을 하고 5차전에 등판할 수 있게 됐다.
“아무래도 3일 쉬고 등판하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라고 인정한 염경엽 감독은 “그래도 켈리가 팀 상황을 생각해야 하니까 안한다고는 말을 못했다. 정말 좋은 선수다. 그래서 프런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지만 나는 내년에도 같이 가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은 새로운 외국인선수가 왔을 때도 큰 도움이 된다”라며 켈리를 칭찬했다.
켈리는 올 시즌 다소 기복이 있었다. 4월에는 6경기(35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5.66으로 출발이 좋지 않았고 7월에도 4경기(24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5.11로 부진하며 한 번 위기가 왔다. 당시에는 우승을 위해 외국인투수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켈리에게 끝까지 믿음을 줬다.
염경엽 감독은 “마땅히 바꿀 만한 투수도 없었다. 켈리랑 비슷한 투수가 온다면 그냥 켈리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은 절대 무시를 하지 못한다”라고 켈리의 경험을 강조했다.
올해로 5년차 시즌을 보낸 켈리는 KBO리그 통산 144경기(875⅔이닝)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한 장수 외국인투수다. 키움에서 뛰었던 에릭 요키시(2019~2023년)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뛴 외국인선수가 됐다. LG에서 오랫동안 뛴 만큼 팀에 대한 애정은 한국선수 못지않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선 LG는 5차전에서 승리하면 마침내 염원하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5차전 선발투수 켈리의 책임은 그만큼 막중하다.
켈리의 선발 맞대결 상대는 1차전에서 맞붙었던 고영표다. 고영표는 올 시즌 28경기(174⅔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LG를 상대로는 4경기(18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고전했다. 1차전에서는 6이닝 7피안타 2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시리즈 패배 위기에 몰렸기 때문에 고영표의 각오도 남다르다.
1차전에서 고영표와 치열한 투수전을 벌였던 켈리가 5차전에서도 눈부신 호투로 한국시리즈를 끝낼 수 있을까. LG 팬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