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박동원(33)이 데뷔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LG는 지난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4차전에서 15-4 대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했던 LG는 이후 3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단 1승이 남았다.
박동원은 키움에서 뛰었던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동원의 한국시리즈 성적 역시 10경기 타율 1할4푼3리(21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LG와 4년 총액 65억원에 계약한 박동원은 130경기 타율 2할4푼9리(409타수 102안타) 20홈런 75타점 OPS .777로 활약하며 LG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LG가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박동원은 개인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박동원은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던 앞선 두 번의 한국시리즈와 달리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4경기 타율 3할8푼5리(13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OPS 1.346을 기록중이다. 특히 2차전과 3차전에서는 각각 8회 역전 투런홈런과 6회 역전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4차전 경기 전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타격감이 괜찮다”라며 웃은 박동원은 “3차전 홈런을 쳤을 때는 일부러 초구를 흘려보낸 것은 아니었다. 칠 수 없게 공이 왔다. 어떻게 보면 잘 기다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볼을 안치고 있는 덕분에 지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3차전 홈런 순간을 떠올렸다.
3차전 역전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염경엽 감독을 끌고 가다시피하며 함께 홈런 세리머니를 한 박동원은 “내가 (처음에) 홈런을 치고 감독님께 ‘다음에 홈런을 치면 감독님도 합류하세요’라고 말씀드렸다. 홈런을 치고 오니까 감독님이 안하실 것처럼 계시길래 내가 감독님을 모시고 왔다. 흥분을 많이 하면서 감독님을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이 날 자꾸 끌고가더라.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는데로 힘으로 나를 밀면서 데려갔다”라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2차전과 3차전에서 연달아 중요한 홈런을 때려낸 박동원은 “2차전 홈런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3차전 홈런은 경기 중반에 나와서 앞으로 남아있는 수비를 더 걱정했다. 그런데 2차전은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끝이라서 더 좋았다. 2차전 홈런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LG는 1994년 통합우승 당시 고(故) 구본무 회장이 다음 한국시리즈 MVP에 선물하기 위해 직접 롤렉스 시계를 구입했다. 이 시계는 지난해까지 주인을 찾지못했지만 만약 LG가 올해 우승을 차지한다면 마침내 제 주인을 찾게 된다.
3차전까지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유력한 한국시리즈 MVP 후보로 거론된 박동원은 “오늘도 홈런을 한 개 치면 시계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거다”라고 웃으며 “그래도 일단은 우승이 먼저다”라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원했다. 4차전에서 박동원은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지만 대신 오지환이 단일 한국시리즈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박동원과 한국시리즈 MVP 경쟁을 이어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