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를 딛고 우승 확률을 94%까지 끌어올렸다.
LG는 지난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4차전에서 15-4 대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패배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던 LG는 이후 3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이 남았다.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LG는 올해 우승의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86승 2무 56패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LG의 정규리그 우승은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29년 만이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플레이오프에서 포스트시즌(5전3선승제) 역사상 5번째 리버스스윕에 성공한 2위 KT(79승 3무 62패)를 만났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LG는 너무 오래 쉰 여파인지 지난 7일 열린 1차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이 좀처럼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9회 문상철에게 역전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2-3 역전패를 당했다.
1차전을 내주면서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1차전에서 패한 팀의 우승확률은 26%(10/39, 무승부 제외)에 불과했다. 특히 LG는 외국인투수 애덤 플럿코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에 1차전을 내준 것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하지만 LG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 8일 2차전에서 선발투수 최원태가 ⅓이닝 2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음에도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6회 오지환의 솔로홈런과 8회 박동원의 역전 투런홈런이 터지면서 짜릿한 5-4 역전승을 거뒀다.
기세를 탄 LG는 3차전에서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3회 오스틴 딘의 선제 스리런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3회 1실점, 5회 3실점하며 3-4 역전을 허용했고 6회에는 다시 박동원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8회에는 박병호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맞았지만 9회 오지환이 역전 스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에 8-7 승리를 안겼다.
LG는 4차전에서 타선이 대폭발했다. 17안타 3홈런을 몰아치며 15-4 대승을 거뒀다. 오지환은 단일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고 김현수와 문보경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선발투수 김윤식은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승리를 기록하며 2002년 11월 3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라벨로 만자니오 이후 7677일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된 LG 선발투수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4차전 경기 전 인터뷰에서 “3승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4승을 해야 우승을 할 수 있지만 3승을 해야 4승도 할 수 있는 것이다. 3승을 먼저하면 확실히 흐름을 잡을 수 있다. 상대팀에는 엄청난 압박이 된다”라고 3승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LG는 염경엽 감독이 강조했던대로 중요했던 3승을 먼저 선점하는데 성공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선 팀의 우승 확률은 94%(16/17)에 달한다. 역전에 성공한 것은 2013년 삼성(패패승패승승승)이 유일하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이 절실하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 프런트, 팬분들 모두 절실하다. 그 절실함이 모여서 좋은 기운으로 따르고 있는 것 같다. 기운이 세다고 생각하지만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3승 선점을 반겼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우승을 위한 9부능선을 넘었다.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염원하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LG가 오랜 무관의 시간을 끝내고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