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윤식(23)이 2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선발승을 달성한 LG 투수가 됐다.
김윤식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 위즈와의 4차전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LG는 15-4 대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갔다.
지난 시즌 23경기(114⅓이닝)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김윤식은 올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7경기(74⅔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4.22로 고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3차전을 앞두고 “3승을 먼저 선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만약 3승을 내주면 70~80%는 흐름이 넘거가기 때문에 만약 오늘 경기를 지면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것이다. 오늘 경기를 이기면 원래대로 선발 로텡션이 돌아간다”라며 3차전 패배시 4차전 선발투수를 김윤식에서 케이시 켈리로 바꿀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LG는 3차전에서 오지환이 9회 역전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며 8-7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4차전에서는 예정대로 김윤식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리고 4회 1사까지 노히트를 기록하는 등 빼어난 투구로 KT 타선을 봉쇄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LG는 1회초 박해민의 안타와 김현수의 투런홈런으로 2-0으로 앞서나갔다. 2점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은 3이닝 동안 퍼펙트피칭을 선보였다. 4회에는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처음으로 출루를 허용했고 도루로 무사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김상수와 황재균을 모두 범타로 잡아냈고 박병호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LG는 5회초 선두타자 문성주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찬스를 만들었다. 홍창기는 1타점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김윤식은 5회말 선두타자 장성우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문상철에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허용하면서 4⅓이닝 노히트 기록이 끝났다. 첫 안타를 맞은 김윤식은 흔들리지 않고 정준영과 오윤석을 모두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은 선두타자 조용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배정대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김상수에게 2루타를 맞아 2사 2루 위기를 맞이했다. 이어서 황재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이날 경기 첫 실점을 허용했다. 투구수 87구를 기록한 김윤식은 백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왔다. 백승현은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장성우를 포수 플라이아웃으로 잡아내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이후 LG 타선이 폭발하며 김윤식은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기록했다.
김윤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에서 팀이 이기는 데 내가 한 몫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김)현수형이 투런홈런을 쳐주셔서 편하게 경기를 시작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김현수는 “(김)윤식이가 한 몫을 했다고 하는데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10명 이상의 몫을 해낸 것 같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5⅔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던 김윤식은 이날 다시 한 번 빼어난 투구를 보여주며 빅게임피쳐라는 인상을 강렬하게 남겼다. “신인 때부터 4년 내내 포스트시즌에 나갔다”라고 말한 김윤식은 “이제는 긴장은 덜되는 것 같다. 작년에 잘한 덕분에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늘은 던질 때부터 목표를 2이닝든 3이닝든 실점을 최소화하자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김윤식은 “나름대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1구 1구 최선을 다해 던졌다. 깔끔하게 6이닝을 막고 내려오고 싶었는데 연속 안타를 맞아서 벤치에서는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도 좋은 분위기에서 내려온 것이 다행이다”라고 이날 투구를 돌아봤다.
김윤식 이전에 LG 선발투수가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은 2002년 11월 3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 라벨로 만자니오(7이닝 1실점) 이후 무려 7677일 만이다.
당시 LG는 만자니오의 호투와 조인성의 홈런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LG 투수가 한국시리즈에서 선발승을 거둔지 정말 오래됐다는 것만 알고 있다”라고 말한 김윤식은 “2002년에는 내가 3살이었다”라며 웃었다.
자신의 역할을 다한 김윤식은 이제 등판 기회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김윤식은 “이제는 응원단장 역할을 하려고 한다. 열심히 화이팅하겠다”라며 29년 만의 우승을 염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