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이정용은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등판했다. 그런데 1차전은 7회 2번째 투수로 등판했고, 2차전은 1회 선발 최원태가 1아웃 강판되자 곧이어 등판했다. 그리고 3차전은 9회 마무리 고우석이 위기에 몰리자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이정용은 지난해까지 불펜 필승조로 뛰다가 올해 6월말부터 선발 투수로 전환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을 불펜으로 다시 돌렸다. 선발에 이은 1+1 롱릴리프도 가능하고, 예전처럼 필승조도 가능한 다재다능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KT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 역대급 한국시리즈 명승부가 이어졌다. 역전에 재역전 다시 또 역전을 주고받았다.
LG는 3회 오스틴이 천적 벤자민 상대로 좌측 폴을 맞는 스리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KT는 계속해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다가, 5회 LG 유격수 오지환의 치명적인 포구 실책을 발판으로 4-3으로 역전시켰다. LG는 다시 6회 박동원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KT는 8회 황재균이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5-5 동점에서 한국시리즈 들어 11타수 1안타로 부진했던 박병호가 LG 마무리 고우석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끝이 아니었다. 9회초 2사 1,2루에서 오지환이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스코어를 8-7로 다시 뒤집었다. 그러나 마지막 9회말까지 경기는 종잡을 수 없었다.
8회 등판한 고우석은 9회말에도 계속해서 던졌다. 고우석은 선두타자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 대타 김준태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이 과정에서 김준태의 체크 스윙 판정을 두고 이강철 감독이 어필하다가 퇴장 당하는 돌발 상황도 일어났다.
대타 정준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가 되자, LG 벤치는 고우석을 내리고 이정용을 구원 투수로 올렸다. 경기 중간부터 몸을 풀다 멈췄다 반복한 이정용이 드디어 마운드에 올랐다.
이정용은 배정대 상대로 초구를 던졌는데, 폭투가 나와서 주자들이 2루와 3루로 진루했다. LG 벤치는 배정대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 작전을 펼쳤다. 1사 만루. 김상수가 2구째를 때렸는데, 투수 이정용 정면으로 향했다. 이정용이 잡고서 침착하게 포수에게 던졌고, 포수 박동원이 1루로 던져 병살타로 경기를 끝냈다. 이정용은 아찔한 한국시리즈 세이브를 기록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이 고전했지만 이정용이 마무리를 해주면서 고우석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다음 경기도 고우석이 부담을 덜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우석을 8회 올렸는데, 고우석을 먼저 올리고 투구수가 많아지면 이정용으로 가려고 했다. (상대 상위타순인) 8회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고우석이 구위는 나쁘지 않았는데 제구력이 정확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용은 1차전 선발 켈리에 이어 7회 1사 1루에서 등판했다.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문상철을 삼진으로 잡았다. 2사 1,2루에서 대타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우익수 홍창기의 정확한 홈송구로 실점하지 않았다.
2차전에서 이정용은 1회 선발 최원태가 1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맞고, 1사 2,3루가 되자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으나 이후 2회는 실점없이 막아냈다.
그리고 3차전, 공 3개를 던지며 1사 만루에서 아슬아슬한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1세이브, 3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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