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FA시장을 외면할까?
KIA 타이거즈의 FA 시장 참여 여부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KIA는 2017년 통산 11번째 우승 이후 제대로 가을야구를 못하고 있다. 2018년과 2022년 5위로 와일드카드에 진출했으나 단 한 경기만에 가을무대에서 사라졌다.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에서 2017년 한국시리즈 이후 6년째 가을야구를 못하고 있다.
2022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 참전해 양현종과 4년 103억, 나성범과 6년 150억 원을 투자해 투타 기둥을 확보했으나 확실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승률 4할대 5위였다. 2022시즌을 마치고 FA 최대어 양의지 영입에 나섰으나 머니게임에서 상대가 되지 않아 시장에서 발을 뺐다. 결과는 정규리그 6위였다.
2024시즌 가을야구를 위해서는 전력보강이 필요하다. 특히 1루수는 무주공산이었다. 7명을 1루수로 기용했으나 확실한 주전이 나오지 않았다. 2022시즌 91타점을 올린 황대인이 부진이 컸다. 적어도 세 시즌은 풀타임으로 뛰어야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부상까지 겹치며 26타점에 그쳤다. 이적생 변우혁도 처음으로 200타석을 넘기며 귀중한 경험을 했으나 아직 주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구단이나 김종국 감독도 1루수 강화가 가장 큰 숙제로 여기고 있다. 사실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실적을 거둔 안치홍 또는 양석환의 외부 FA 영입이 첫 번째 대안이다. 양석환은 올해 21홈런 포함 최근 5년동안 네 번이나 20홈런 이상을 터트렸다. 안치홍은 통산 2할9푼7리의 타율을 자랑한다. 2루수이지만 1루수도 커버가 가능하다.
KIA는 2024시즌 박찬호 김도영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선빈 최원준(이우성) 김태군(한준수)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가동한다. 30도루가 가능한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 트리오, 파워와 해결사 능력을 갖춘 클린업트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양석환이든 안치홍이든 누구든 1루수로 타선에 포진하면 상당한 보강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교함 혹은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다.
걸리는 대목은 크게 두 가지이다. FA 1루수를 영입한다면 황대인과 변우혁의 설자리가 없다. 변우혁은 한승혁과 장지수 등 투수 2명을 주고 데려온 미래의 거포이다. FA 1루수가 입단하면 출전기회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미래자원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어렵다. 황대인도 백업으로 밀리게 된다. 또 다른 1루수 후보 오선우도 마찬가지이다.
또 하나는 샐러리캡이다. FA 선수에게는 상당한 금액을 지출할 수 밖에 없다. FA 자격을 얻눈 김선빈과 고종욱을 우선 잡아야 한다. 오버페이로 인해 샐러리캡을 초과하면 벌금을 내야할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벌금을 내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 반면 FA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선수 가운데 몸값이 낮은 쪽을 선택할 수는 있다.
이런 이유로 KIA는 FA 시장에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론은 아니다. 내년 성적을 내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지면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다. 심재학 단장은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를 지켜보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김종국 감독과도 전력보강 문제를 놓고 심도 있는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진진하게 진행중인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FA 시장이 열린다. 과연 KIA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