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로서는 억울한 판정이었다. 판정에 항의하던 이강철 감독마저 퇴장당하는 악재를 겪었다.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링 LG와 KT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 경기는 역전과 재역전, 재재역전으로 요동쳤다. KT가 마지막 9회말 반격하려 할 때 이강철 감독이 심판 판정에 어필하다 퇴장까지 당했다.
KT는 7-8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 알포드가 LG 고우석 상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경수 타석에 김준태가 대타로 나왔다. 김준태는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높은 공에 스윙을 하려다 멈췄다. 전일수 주심은 최수원 3루심에게 체크스윙 여부를 확인했다. 최수원 심판은 '헛스윙'으로 판정했다.
그런데 김준태는 배트를 내밀다가 멈췄고, TV 중계의 리플레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윤희상 KBS 해설위원은 리플레이 장면을 보면서 "배트가 돌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강철 감독이 덕아웃에서 판정에 대해 어필하러 그라운드로 나왔다. 이 감독은 전일수 주심에게 항의을 했으나 판정이 번복되지는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다시 최수원 3루심을 향해 걸어갔다. 이강철 감독은 3루 베이스 근처에서 최수원 심판과 다른 심판들에 둘러싸여 계속해서 어필을 했다. 잠시 후 최수원 심판이 이강철 감독을 향해 퇴장을 선언했다. 이강철 감독이 항의를 하다가 욕설을 한 것으로 보였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퇴장 상황에 대해 "내가 실수했으니 퇴장 당한 것이다"라고 짧게 말했다.
잠시 후 경기는 재개됐다. 심판진은 "판정 항의로 인한 감독 퇴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태는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대주자 신본기로 교체됐고, 송민섭 타석에 대타 정준영이 들어섰다.
정준영의 타구를 좌익수 문성주가 슬라이딩 캐치로 잡는 듯 했으나, 포구에 실패했다. 좌전 안타로 1사 1,2루가 됐고, LG는 투수를 고우석에서 이정용으로 교체했다. 배정대 타석에서 초구 폭투가 나와서 1사 2루와 3루가 됐다. LG는 배정대를 고의4구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김상수가 2구째 투수 땅볼을 때렸고,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경기는 KT의 패배로 끝났다.
한국시리즈 역대급 명승부였으나, 심판의 오심과 감독의 퇴장으로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
KT는 3회 오스틴에게 선제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으나, 5회 상대 실책을 발판으로 4-3으로 역전했다. LG는 6회 박동원이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려 5-4로 뒤집었다. KT는 2차전 8회 터진 박동원의 투런 홈런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그러나 KT는 8회말 황재균의 1타점 동점타와 4번타자 박병호가 부진을 만회하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KT는 9회초를 막지 못했다.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해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2루수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박해민과 김현수를 잡고 2사 1루, 오스틴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에서 김재윤이 오지환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LG가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강철 감독의 일문일답.
-경기 총평은.
선수들 좋은 경기했는데 승운이 저쪽으로 갔다.
-9회 퇴장 상황은.
내가 실수했으니 퇴장 당한 것이다.
-결과는 아쉽게 됐지만 박병호 알포드가 살아났다.
타선은 전체적으로 살아나는 경향이 보였다. 준비 잘해서 내일 또 잘하겠다.
-이상동을 필승조로 쓸 생각도 있나.
그렇다.
-내일 선발은.
엄상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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