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무대에서 '신데렐라'로 떠오른 신민혁(NC 다이노스 투수)이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합류했다.
신민혁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의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22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서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신민혁은 지난달 31일 KT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으로 잘 던졌다. 5차전에서도 4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지난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신민혁은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환히 웃었다. 이어 "저도 이만큼 할 줄 상상도 못했다. 선발진에 포함될 거라 생각도 안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덕분에 선발 기회를 얻었고 첫 등판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을 무대의 에이스'라는 표현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그건 아니다. 정규 시즌 성적이 안 좋았다. 가을 야구로만 판단하는 건 좀 그렇다"고 자신을 낮췄다. 등판을 마친 뒤 "수고했다"는 동료들의 한 마디에 큰 힘을 얻었단다.
신민혁은 '20승 에이스' 에릭 페디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에서 '주니어 페디'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에 "평소에 페디를 좋아하고 많이 본받고 싶은 선수인데 '주니어 페디'라고 불러주시면 기분 좋고 더 잘 던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페디는 올 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으로 다승, 평균자책점, 최다 탈삼진 등 3개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승 200탈삼진은 1986년 해태 타이거즈 선동렬 이후 37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또한 선동렬, 한화 류현진, KIA 윤석민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는 영광을 누렸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에디가 KBO리그 역수출 신화를 쓴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처럼 될 재목으로 여기고 있다. 현재로서 에디가 내년에 NC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신민혁은 "올 시즌 페디에게 이것저것 많이 배웠다"면서 "이제는 궁금한 게 생기면 SNS를 통해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가을 무대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그는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겨우내 내구성 강화 및 집중력 향상 훈련을 많이 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올 가을처럼 집중하면서 빠르게 승부하고자 한다. 좋을 때 영상을 자주 보며 좋은 느낌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시리즈를 챙겨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2차전에서) LG 박동원 선배님이 홈런 치는 것도 봤다. 홈런을 맞더라도 한국시리즈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된 소감을 묻자 "어릴 적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싶었는데 기분 좋다. 이번 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했다. 신민혁은 또 "주변 사람들이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가게 되면 대표팀에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저는 (대표팀에 합류할 거라는) 상상도 못했다. 어제 대표팀에 합류하라는 연락을 받고 어리둥절했다"고 씩 웃었다.
'일본 야구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도쿄돔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얻게 된다면 후회 없이 던질 각오. 신민혁은 "TV에서 볼 때 정말 멋있어 보였고 도쿄돔에서 한 번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돔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