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랑하는 영건 필승조 듀오가 휴식을 통해 체력과 멘탈을 모두 회복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도 두 선수를 쓸 것”이라며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손동현(22)과 박영현(20)은 지난 8일 LG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이번 가을 첫 좌절을 맛봤다. NC와의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무실점 행진을 펼쳐오던 두 선수가 처음으로 흔들렸는데 야속하게도 부진이 팀의 패배로 이어졌다.
KT는 4-2로 앞선 7회부터 늘 그랬듯 필승 카드 손동현을 투입했다. 플레이오프 MVP에 빛나는 손동현은 선두 신민재와 홍창기를 연달아 범타 처리했지만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홀드왕’ 박영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리고 믿었던 박영현이 김현수 상대로 우측 선상을 빠져나가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4-3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지난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1차전과 비교해 힘이 떨어져 보였다.
박영현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오지환을 볼넷 출루시키며 흔들렸다. 이어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 위기서 박동원을 만나 초구에 뼈아픈 역전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날의 결승타를 내준 순간이었다.
이번 가을 첫 좌절을 맛본 박영현은 김재윤과 교체되며 씁쓸하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 1차전 문성주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시퍼런 멍이 들었음에도 출전을 자청했지만 부상 투혼이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3차전을 앞두고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을 오늘 처음 봤는데 1차전에서 타구에 맞은 부위가 훨씬 괜찮아졌다”라며 “두 선수가 그 동안 많이 던졌지만 오늘도 그들로 갈 수밖에 없다. 박동원이 체인지업 실투를 잘 친 것이다. 박영현을 탓할 수 없다”라고 제자를 감쌌다.
3차전 또한 KT의 필승조는 손동현과 박영현이다. 특별한 대안이 없고, 다행히 9일 하루 휴식을 통해 두 선수가 체력을 회복했다.
이 감독은 “두 선수 모두 하루 쉬니까 체력이 낫다고 하더라. 오늘도 써야 한다”라며 “시즌 때 보면 이런 경기가 있어도 다음 경기에서 잘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들의 멘탈이 참 좋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KT는 LG 선발 임찬규를 맞아 배정대(중견수) 김상수(유격수) 황재균(3루수) 박병호(1루수) 장성우(포수) 문상철(지명타자) 앤서니 알포드(좌익수) 오윤석(2루수) 조용호(우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웨스 벤자민.
1, 2차전과 비교해 대폭 변화를 줬다. 하위타선에 있던 배정대를 톱타자로 내세웠고, 부진한 알포드를 3번에서 7번으로 내렸다.
이 감독은 “박병호, 알포드가 잘 맞지 않아 두 선수를 떨어트려 놨다. 황재균은 임찬규 상대 출루율이 좋다”라며 “테이블세터는 김상수가 컨택이 좋아 배정대가 출루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김상수가 계속 리드오프로 나가서 체력도 떨어졌다. 잘 치길 바란다”라고 3차전 승리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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