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우승 확률을 잡아라.
LG와 KT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이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 이후 3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을 가져간 확률은 17번 중 15차례로 88.2%다. 3차전이 중요한 승부처다.
1차전, KT는 선발 고영표의 6이닝 2실점(1자책) 호투와 9회 문상철이 상대 마무리 고우석에게 1타점 결승 2루타를 때려 3-2로 승리했다. 2차전, LG는 선발 최원태가 1회 1아웃 강판의 악재를 딛고서, 0-4로 뒤진 경기를 5-4로 역전시키며 극적으로 승리했다. 불펜 7명이 8⅔이닝 무실점으로 막았고, 박동원이 8회말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KT는 3차전을 맞아 배정대(중견수) 김상수(유격수) 황재균(3루수) 박병호(1루수) 장성우(포수) 문상철(지명타자) 앤서니 알포드(좌익수) 오윤석(2루수) 조용호(우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1, 2차전과 비교해 대폭 변화를 줬다. 하위타선에 있던 배정대를 톱타자로 내세웠고, 부진한 알포드를 3번에서 7번으로 내렸다.
이강철 감독은 "다들 바꾸라고 해서 바꿨다"고 웃으며 "(안 맞는) 박병호와 알포드를 떼어놓았다. 상수가 컨택이 더 좋다. 체력 부담도 있어서 2번에다 두고, 정대가 출루하면 상수의 컨택 능력을 기대한다. 재균이가 출루율은 좋아서 3번으로 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NC와의 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4번타자로 출장했지만 20타수 4안타 1타점 타율 2할에 그쳤다. 20타석에 삼진 7개에 병살타 2개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4타수 무안타 2삼진, 2차전 4타수 무안타 1삼진 1득점으로 침묵했다. 박병호의 이번 포스트시즌 타율은 1할4푼3리(28타수 4안타)까지 떨어졌다.
알포드는 한국시리즈 6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알포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5경기 타율 1할4푼3리(14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LG는 홍창기(우익수) 박해민(중견수) 김현수(지명타자) 오스틴(1루수) 오지환(유격수) 문보경(3루수) 박동원(포수) 문성주(좌익수) 신민재(2루수) 선발 라인업이다. 1~2차전과 변함이 없다.
톱타자 홍창기가 2경기 8타수 무안타이지만, 톱타자로 그대로 냈다. 염경엽 감독은 홍창기에 대해 "(결과에 관계없이) 하던대로 계속하라"고 주문했다.
3차전 선발 투수는 LG 임찬규와 KT 벤자민의 맞대결이다.
KT 선발 벤자민은 'LG 킬러' 투수다. 벤자민은 올해 29경기(160이닝)에서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 탈삼진 157개를 기록했다. 개막전 LG 상대로 등판해 6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승리를 따내며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LG만 만나면 특급 투수였다. 32⅓이닝을 던져 9실점(3자책)에 그쳤다.
4월 1일 6이닝 2피안타 1실점(비자책) 승리, 5월 16일 6이닝 5피안타 5실점(1자책) 승리, 7월 5일 5⅓이닝 4피안타 2실점(1자책) 승리, 7월 25일 8이닝 3피안타 무실점 승리, 9월 6일 7이닝 5피안타 1실점 노디시전을 각각 기록했다.
벤자민은 플레이오프에서도 꾸준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이닝 3실점,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5이닝 2실점(1자책)을 각각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3.60이다. 나흘 쉬고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나선다.
LG 선발 임찬규는 올 시즌 30경기(144⅔이닝)에 등판해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 탈삼진 103개를 기록했다. 14승은 올 시즌 KBO리그 국내 투수 중에서 최다승 기록이다.
임찬규는 시즌 초반 롱릴리프를 맡아 시작했지만, 김윤식과 이민호, 강효종 등 젊은 3~5선발들이 부진하자 선발 투수로 자리를 옮겨 3선발로 활약했다.
정규 시즌에서 임찬규는 KT 상대로는 다소 약했다. 4경기(3선발)에 등판해 1승 1패 1홀드 16⅓이닝 평균자책점 6.61을 기록했다. KT와 개막시리즈 2번째 경기에서 2회 무사 만루에서 등판해 1점도 허용하지 않았으나, 3회 3점을 허용했다. 이후 선발로 5월 17일 5이닝 8피안타 2실점 승리, 7월 5일 5이닝 8피안타 6실점(4자책) 패전, 7월 26일 4⅓이닝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임찬규는 선발로서 최소 5회는 책임져야 한다. 2차전 선발 최원태가 1회 1아웃만 잡고서 초스피드로 강판되면서 불펜 필승조 7명이 총출동했다. 이정용, 함덕주, 고우석은 1~2차전 연투를 했다. 9일 하루 휴식일이 있었지만, 3차전에서 불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임찬규가 최대한 긴 이닝을 막아주면 이후 시리즈에서 불펜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임찬규는 어릴 때부터 LG팬이었다.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였던 2002년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LG의 패배를 보며 눈물흘렸다고 했다. 임찬규는 스스로 "'성공한 덕후'다"라고 했다. 21년이 지나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처음 오르는 임찬규가 승리를 안겨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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