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로 맞선 한국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3차전. 우승 확률 88.2%가 걸린 싸움에서 ‘예비 FA’ 임찬규(31·LG)와 ‘쌍둥이 킬러’ 웨스 벤자민(30·KT)이 선발투수로 맞붙는다. 나란히 올 시즌 팀 내 최다승 투수들로 승리의 기운을 갖고 있다.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은 1승1패를 주고받은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년을 기다린 한국시리즈였지만 1차전을 2-3으로 패한 LG는 1차전 승리팀 우승 확률 74.4%(29/39)를 내줬다. 하지만 2차전 5-4 역전승으로 반격하며 1패 후 1승시 우승 확률 44.4%(8/18)를 확보했다.
지난해까지 40번의 한국시리즈 중 1~2차전에서 1승1패로 맞선 케이스는 모두 18번 있었다. 연장 15회 2-2 무승부로 끝난 1993년 삼성과 해태의 3차전을 빼고 나머지 17번의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 승리한 15개 팀이 우승했다. 3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이 88.2%로 크게 높아진다.
1984년 롯데, 1986년 해태, 1989년 해태, 1995년 OB, 1996~1997년 해태, 2001년 두산, 2002년 삼성, 2006년 삼성, 2008년 SK, 2014년 삼성, 2017년 KIA, 2018년 SK, 2020년 두산, 2022년 SSG가 3차전 승리로 2승1패 리드를 잡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외적인 케이스는 2번 있었다. 2003년 SK, 2020년 두산이 3차전 승리로 앞서나갔지만 각각 현대에 3승4패, NC에 2승4패로 뒤집혀 준우승에 만족을 해야 했다.
1승1패시 우승 확률이 크게 높아지는 3차전. 선발투수로 나설 LG 임찬규와 KT 벤자민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임찬규는 올해 30경기(26선발·144⅔이닝) 14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42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팀 내 최다승을 거두며 LG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있어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었으나 신청을 1년 뒤로 미룬 승부수가 통했다. 한국시리즈 호투가 더헤지면 FA 대박도 기대할 만하다. 지난 6일 미디어데이에서 임찬규는 “우승하고 FA가 되면 (차명석) 단장님이 말을 안 해도 저를 찾으셔야 될 것이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통산 5경기(2선발·6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다. 올해 KT를 상대로도 4경기에서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6.61로 고전했다. 김상수, 김민혁(이상 7타수 4안타), 황재균(6타수 3안타)이 강했다. 임찬규 공을 잘 쳤던 강백호(7타수 3안타)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에 맞서는 벤자민은 올해 29경기(160이닝)에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로 활약했다. 기복 있는 편이었지만 후반기 평균자책점 2.69로 안정적이었고, LG를 상대로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압도적이었다. 32⅓이닝 동안 자책점은 3점밖에 되지 않는다.
홍창기, 오지환, 박해민(이상 12타수 2안타), 김현수(11타수 2안타), 문보경(10타수 1안타), 문성주(7타수 무안타), 신민재(5타수 1안타) 등 LG 주축 좌타자들이 좌완 벤자민의 공에 꼼짝 못했다. 우타자 오스틴 딘도(11타수 1안타) 유독 벤자민에게 약했다. 5타수 2안타 1홈런으로 그나마 벤자민 공략을 잘했던 이재원은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벤자민은 “LG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는 부분이 만족스럽다. 자신감이 생긴다. 이번 시리즈에도 강세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벤자민은 큰 경기에도 잘 던진 편이다. 지난해부터 포스트시즌 통산 5경기(4선발)에서 1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13으로 안정적이었다. 지난 5일 수원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도 5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 재계약을 굳히기 위해선 이날 호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