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현역 시절 신인왕은 물론 개인 통산 7차례 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김동수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 배터리 코치는 '안방마님' 김형준(NC)의 성장세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금메달 획득을 이끈 김형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비롯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증명했다. 김동수 코치는 "이번에 포스트시즌에서 거의 다 나왔는데 지친 기색은 보이긴 했지만 투수 리드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여유가 많이 생긴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대표팀의 안방을 지켰던 강민호(삼성)와 양의지(두산)의 계보를 이을 새 얼굴이 필요한 가운데 김형준의 성장세는 그야말로 가뭄 뒤 단비만큼 반가운 소식. 향후 10년간 대표팀의 주전 포수로서 손색이 없다. 김동수 코치는 "올해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포수 선발에 고민이 많았는데 김형준을 비롯한 젊은 포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김형준은 공수를 겸비한 포수"라고 호평했다.
김형준은 포스트시즌을 되돌아보며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할 때 덕아웃에서 지켜봤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나가는 만큼 잘하자는 생각보다 정규 시즌처럼 즐기려고 했는데 한국시리즈 진출이 가까워질수록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막상 끝나니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 5차전 끝나기 전 대기 타석에서 야구장을 한 번 둘러봤는데 '이렇게 시즌이 끝났구나. 이 모습을 보려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울컥했다. 5차전이 끝난 뒤 선배들이 눈물 흘리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라고 말끝을 흐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한층 더 성장했다. 김형준은 "올해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오른쪽 무릎 수술 후) 재활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경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큰 경기를 치르면서 저도 모르게 성장했다고 본다. 이번에 가서 많은 경험을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두 번째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도쿄돔에서 뛴다는 설렘은 당연히 가지고 있다. 언제 도쿄돔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 멤버들과 함께 하니까 더 편한 느낌이다. 젊은 패기로 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쉴 틈 없이 달려왔던 그는 "저도 모르게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했다. 대표팀 합류 후 컨디션 조절에 주력했던 김형준은 오는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의 두 번째 연습 경기에서 주전 마스크를 쓸 예정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