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차기 내정설에 박찬호 입 열었다 "감독은 야구인들 로망이지만…아직은 마음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11.10 06: 00

“원래 기사에 나오면 (감독) 안 되는 거잖아요.”
SSG 랜더스 차기 감독 내정설이 나왔던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5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 고문은 특유의 농담으로 이 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SSG는 지난달 31일 계약 기간이 2년 더 남은 김원형 감독을 전격 경질하며 차기 감독 선임 작업 중에 있다. 성적이 아닌 변화와 혁신을 이유로 감독 교체를 결정한 SSG가 참신하고 파격적인 인물을 앉힐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정용진 SSG 구단주와도 친분이 있는 박찬호 고문이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며 코리안 특급의 감독 데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박찬호. /jpnews@osen.co.kr

8일 잠실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차전 경기가 열렸다. 박찬호와 허구연 총재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3.11.08 / foto0307@osen.co.kr

SSG 구단이 곧바로 관련 보도를 부인했는데 박찬호 고문도 마찬가지였다. 허구연 KBO 총재의 초청으로 지난 8일 KT와 LG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찾은 박찬호 고문은 “기사를 직접 보진 못했는데 주변 지인들로부터 감독이 되냐는 연락을 워낙 많이 받았다. ‘선수들 기가 아니라 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절대 가면 안 된다’는 팬들 이야기도 전해들었다”며 투머치토커다운 유머를 선보였다. 
이어 박 고문은 “아직 감독으로 들어갈 마음은 없다. 감독으로 프로야구 팀을 이끈다는 것은 많은 선수, 거의 대부분 야구인들의 로망 같은 것이다. 나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해보고 했다”면서도 “감독을 하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유소년 야구를 위한 활동을 전면 스톱해야 한다. 어떤 게 내가 정말 해야 할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 물음표가 생긴다. 당분간은 (감독) 생각 없다”고 말했다. 
박 고문은 현역 선수 때부터 박찬호 야구장학재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야구 꿈나무들을 위한 활동으로 최근에도 바쁘게 지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전에서 박찬호배 전국리틀야구대회를 열었고, 고양에서 유소년 야구 캠프도 진행했다. 이어 이달에는 공주에서 박찬호기 전국초등학교 야구대회를 개최해 성황리에 마쳤다. 한국시리즈 2차전 현장을 찾은 8일에도 공주에서 결승전 해설을 했다. 정규방송에서 최초로 유소년 야구 경기가 생중계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공주에서 대회를 마친 뒤 급하게 서울로 올라온 박 고문은 “지금 우리나라 어린이 야구의 실력이 굉장히 좋다. 이 좋은 선수들이 프로까지 가는 데 있어 중간에서 인성, 학업 교육을 겸비하는 게 필요하다. 허구연 총재님과도 그런 부분에 있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시더라. 한국 야구 발전에 앞장서는 총재님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말씀들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고 이야기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어린이 팬에게 사인을 전하고 있다. 2022.11.05 / dreamer@osen.co.kr
박찬호가 장학금 수여식에서 어린이들에게 말을 하고 있다. 2005.12.17 /OSEN DB
박찬호가 꿈나무 야구 장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이어 박 고문은 “야구 꿈나무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아이들한테 꿈과 희망을 주고, 감동의 추억을 만들어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감독으로 한 팀을 이끌어가는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보람 있는 일이다”며 풀뿌리 야구 발전에 사명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박 고문은 “우승을 보장할 수 있다면 (감독으로) 가겠다”는 농담을 던졌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감독을 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박 고문은 “한국 야구를 많이 보고 있다. 가끔 경기장에도 와서 보는데 재미있다. 국제대회 해설도 하면서 한국 야구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박 고문과 함께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활약한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해 지도자로 데뷔했다. 지난 7월 신임 감독 역대 최다 타이 11연승을 질주하며 두산을 5위로 이끌었지만 와일드카드 1경기로 가을 야구가 짧게 끝났다. 홈 최종전 때 두산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한화 박찬호가 삼성 이승엽을 상대로 투구를 하고 있다. 2012.07.19 /soul1014@osen.co.kr
제17회 박찬호기 초등학교 야구대회에서 이승엽과 박찬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oul1014@osen.co.kr
2019년 이승엽 두산 감독(오른쪽)이 박찬호의 주선으로 메이저리그 투어를 했다. /soul1014@osen.co.kr
박 고문은 “이승엽 감독이 올해 좋은 기록도 만들어냈다. 그 친구는 기록 메이커 같다. 굉장히 잘했고, 멋있다”며 “시즌이 끝난 뒤 통화하면서 수고했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힘드네요. 머리 빠집니다’라고 하더라. 그래도 감독으로 성공적 데뷔를 했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가 된 ‘선구자’ 박찬호는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7년을 뛰며 통산 476경기(287선발·1993이닝) 124승98패2세이브20홀드 평균자책점 4.66 탈삼진 1715개로 활약했다. 메이저리그를 떠난 지 1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아시아 투수 역대 최다승, 이닝 기록을 보유 중이다. 
2011년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2012년 KBO리그의 고향팀 한화 이글스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 후 지도자로는 나서지 않았지만,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야구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샌디에이고 특별 고문을 맡아 2021년 김하성의 입단에도 직간접적 역할을 했다. 샌디에이고 입단 후에도 김하성의 멘탈 케어를 맡으며 성공적인 빅리그 안착을 도왔다. 박 고문은 “하성이가 첫 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걸 통해 더 성장했다. 골드글러브라는 엄청난 역사와 기록을 우리 한국야구에 남겼다”고 칭찬했다. 
2014년 다저스타디움에서 시구자로 초청된 박찬호. /OSEN DB
WBC 해설을 맡은 박찬호가 대표팀 투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17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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